처음 계획으로는 평소 시민들의 문화적인 관심 정도로 보아서 대략 3만명의 관중들이 모이면 대성공일거라는 추측을 했었는데 무려 7만명에 육박하는 많은 관중들이 행사장으로 몰려왔다. 모두들 대성공이라고 기뻐했고 지역 언론들은 연일 기사화하여 보도해주는 축복된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필자의 경우 안도에 앞서 오는 발걸음 수도 중요했지만 가는 발걸음도 살펴보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매일같이 전국연극제 홈피를 모니터링했다. 그런데 하루 수십건씩 홈피에 실려오는 글을 볼 때에 언제나 미안한 마음, 답답한 마음, 안타까운 마음, 섭섭한 마음, 감사하는 마음 등 혼합된 감정으로 하루결산을 마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온가족이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해보고 싶어 공연장으로 찾아갔더니 매진사례라 하여 되돌아갔다는 사연에 미안했고, 내 돈내고 산 입장권인데 10분 정도 늦었다고 관람을 못하게 하는 처사가 어디있느냐고 불쾌한 문체로 항의하는 글에 답답했고, 왜 학생들을 단체 동원시켜 공연장 분위기를 망치게 했느냐는 글에 안타까웠으며, 우리가 분명 정부종합청사가 아니건만 교통정책, 문화정책, 심지어 아동육아정책까지 내세워가며 시비조로 써온 홈피글에는 정말 섭섭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독일 베를린시의 경우 교육청과 ‘그립스(Grips)’라는 극단은 상호 연계하여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공연문화질서를 교육시키고 연극의 교육적 효과를 제공하기 위해서 정기적인 단체관람을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청소년들의 경우, 창의력 향상과 언어표현의 발달, 자기표현능력개발이라는 교육적인 효과 외에도 문화시민으로서의 기초교양의 도덕성을 일깨워주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이 사례는 전세계 청소년교육현장에 도입되고 있는 현실이다.
아직 연소하기 때문에 공연장 질서에 익숙하지 못한 저들을 이해하며 또 내일을 위해 더더욱 공연예술 감상의 기회를 제공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또 다른 분들의 답글처럼 내 감정에 앞서 연소한 저들을 이해해주는 그런 아량이 필요하지 않을까? 매일 일관된 학교수업의 답답함으로부터 해방감을 주고 또 공연예술을 통한 문화체험학습을 제공했다는 의미로 보아주실 수는 없는지.
이번 행사에서 각 대학교 총장님들과 대덕연구단지내 각 단체장님들께서 일일하우스 매니저 역할을 해주시며 문화운동에 적극 앞장서주신 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대전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정 바라건 데 이 도시를 보다 아름답고 편리한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가꾸어가는 마음들로 뭉쳐질 때, 분명 우리 대전이라는 도시의 미래는 참 살기좋은 웰빙의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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