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어디서 왔는지 노란색 옷을 입고 재잘거리는 귀여운 꼬마 유치원생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국립묘지를 찾아 머리를 조아리고 합장하며 가슴으로 조국을 느끼고 있는 듯한 모습에 밝은 우리의 내일을 기약해 본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조국을 위해 산화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위훈을 추모하며, 온 국민이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다지는 달이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안정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지난날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던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희생 덕분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달이기도 하다.
국가보훈처에서는 광복60년과 6·25전쟁 발발 55주년이 되는 올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에 대한 감사와 관심을 일깨우고 국민들에게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고취하기 위해 ‘나라사랑 큰 나무’달기 운동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현충일 추념식장의 대통령에서부터 초등학교 학생에 이르기까지 가슴 가슴마다 보훈의 상징을 달고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6일 현충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기 보다는 단지 노는 날로 인식하여 국내 유원지를 비롯한 해외 관광 여파로 인천공항 등에 사상 최대의 인파로 붐볐으며, 10시에 울린 사이렌 소리에 누구하나 가던 길을 멈추고 묵념을 올리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일부 공공기관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파트 등 주택단지에 조기를 게양한 집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등 추모 분위기를 거의 느끼지 못한게 사실이다.
여기에 대다수의 초등학생을 비롯한 일부 청소년들이 현충일과 국립묘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현충일 날 대부분 집에서 쉬거나 놀러가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국가유공자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과거를 잊고 기억하지 않는 민족은 미래 역시 준비할 수 없다. 전후세대인 청소년은 대한민국 미래의 주역으로 우리가 일제 36년간의 국권침탈과 광복, 동족상잔의 6·25전쟁, 4·19혁명, 5·18민주화 운동 등 고난의 근대사를 거쳐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호국·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미래를 이어가는 국가의 중추적 구심체이며, 전 국민을 하나로 결집하는 국민통합정신이다. 그리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는 우리 사회의 의식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잣대로 교육이 백년지대계요, 문화가 천년지대계라면 호국·보훈은 만년지대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호국·보훈의 달에 우리 모두는 무질서한 행락보다는 경건한 마음으로 자라나는 후세들의 손을 잡고 가까운 국립묘지와 충혼탑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그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뜻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55년전 6월 꽃다운 나이에 나라를 위해 쓰러져간 호국용사들은 말하고 있다. 당신의 나라사랑이 대한민국을 키워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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