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사랑이 있을 수 있을까? 복상사를 하게한 여인과의 섹스는 어떤 것일까? ’
영화 ‘권태’는 이 같은 물음과 섹스에 대한 철학적인 답을 준다. 이탈리아 소설가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원작을 바탕으로 섹스와 사랑의 의미를 진지하게 탐색한 98년 프랑스 화제작이다.
17살 누드모델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40대 철학교수 마르탱의 성적 충동을 통해 사랑의 광기와 열정, 집착을 그렸다. 성적 충동을 다룬 영화이지만 에로틱하기보다는 몸과 영혼의 문제에 관한 철학적인 질문이 가득하다.
철학교수인 주인공 마르탱은 자신보다 훨씬 어린 십대소녀 세실리아에게 관심을 갖는다. 세실리아는 섹스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진 어느 예술가를 위해 모델로 섰던 경험이 있다. 세실리아의 행동은 마르탱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섹스에 몰두하게 만드다. 육체와 정신의 소통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17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아내와 이혼 후 삶의 의욕을 잃고 방황하던 40대 철학교수 마르탱(샤를스 베르링)의 삶부터 시작된다. 견딜 수 없는 외로움과 절망으로 거리를 헤매던 그는, 어느날 밤 술집에서 낭패를 당하게 된 한 화가의 술값을 대신 내주고 답례로 그림 하나를 받는다.
며칠 뒤, 마르탱은 그림에 적힌 주소로 그의 집을 찾지만 그가 바로 전날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집 안에까지 발을 들여놓는 마르탱은 실내를 가득 채운 수많은 누드화와 한 여자를 만난다. 그녀는 17살의 누드모델, 세실리아! 마르탱은 그녀가 노신사가 그린 누드화의 모델이자 바로 그의 연인이었음을 직감한다.
또한 화가가 숨을 거두던 순간 그녀와 정사 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 남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여자의 정체가 궁금해진 마르탱은 그녀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만남의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되었지만 세실리아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그는 열정적인 사랑 따위는 어리석은 것으로 여겼던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을 경험한다.
매일 외출하는 것을 부모님들이 싫어한다는 그녀의 말에 새로운 그림 선생으로 위장, 부모님에게 인사까지 드린다. 그녀에게 또래의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불같은 질투와 집착으로 변한다.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 그녀 앞에서 그녀만을 독점하고 싶은 마르탱의 욕망은 더욱 강렬해진다.
파격적인 정사 장면으로 2002년 ‘영등위’로부터 한 차례 수입추천 불가 판정을 받은 뒤 재심을 통해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1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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