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감]휘청거리는 경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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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감]휘청거리는 경제 정책

  • 승인 2005-06-10 00:00
  • 김대중 경제1부장대우김대중 경제1부장대우
▲ 김대중 경제1부장대우
▲ 김대중 경제1부장대우
정부의 경제정책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책 신뢰성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의 주름살이 되고 있는 자영업을 손보겠다고 내놓은 영세 자영업자 대책이 그 예다.‘한세트’로 내놓은 재래시장 구조조정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발표를 접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이 정책들은 ‘우군’인 여당의 반발에 부딪혀 궤도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국내 자영업은 전체 중소기업의 83%인 250만개이고, 취업자만도 대략 1000만명에 이른다.경제활동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자영업을 창업 적성검사나 자격증을 통해 인위적으로 구조조정하겠다는 단선적 발상은 발표직후부터 반발여론에 직면했다.

전국 1700여개 재래시장 중 경쟁력이 없는 570여곳을 폐쇄하거나 용도변경을 유도한다는 ‘재래시장 퇴출 정책’은 그 자체가 퇴출될 상황에 몰렸다.

영세상인들의 생존권과 맞물려 있는 재래시장 구조조정 문제는 애초부터 실현 가능성이 희박했다. 퇴출된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점포 보증금 몇푼 융자해 준다는 지원책은 허탈함마저 준다.영세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퇴출된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딴 곳에 가서 점포를 차릴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해 준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대책은 ‘정책의 깊이’를 짐작하게 한다.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선택과 집중’ 정책은 반드시 필요한 분야들이 있다. 그러나 영세 자영업자나 재래시장을 상대로 한 ‘선택과 집중’ 정책 발표는 선의의 취지라해도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동네가게나 골목길 음식점까지 ‘칼’을 대겠다는 정책은 실효성 자체가 적다. 비용 지불없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설사 구조조정이 시행된다해도 지원대책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얼마나 들지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정책발표가 있은지 일주일도 안된 지난 6일 당정은 미용업 진입제한 철회에만 합의했고,자영업자 퇴출시 구체적인 지원방안과 프랜차이즈업에 대한 육성방안 등 심층적인 대책을 빠른시일내에 마련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최근의 자영업 위기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과 재취업 활로가 막혀있는 퇴직자들이 마지막으로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그 원인이 있다. 별다른 경험도 없이 호구지책으로 자영업에 나서는 경우가 태반이다.

자영업과 재래시장의 문제는 현재 국내 경기전반에 관한 문제와 맞물려 있다. 단선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이유다.
경쟁력이 없는 자영업과 재래시장의 도태는 시장기능에 맡겨야 한다. 다만 재생 가능성이 있는 곳에 대해서는 각종 지원정책을 통해 활로를 찾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자영업과 영세 도·소매업에 대한 지원정책이 미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원인에 대한 분석도,치밀한 검토작업도 없는 정책은 실패한다. 정책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설득력 없는 ‘준비안된 정책’은 부작용만 초래한다.

불투명한 경기로 인해 날카로워진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경제정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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