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와 행정분야에서 책임을 지고 있는 지도자를 비롯한 공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각종 법령을 만들어 시행하고, 국가와 지방의 정책을 결정하는 등 각자 맡은 분야에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서도 밀실인사와 뇌물수수, 정경유착과 특혜 등 이른바 검은 돈 거래의 도덕성 문제로 하루아침에 낙마하는 경우를 각종 언론을 통해 접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모 개발사업에 청와대가 개입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해외 시찰을 다녀와 정부 기관의 감사가 시작되고, 지방의원의 신분을 이용, 자신의 이익을 챙기다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등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을 정도다.
예로부터 ‘청렴은 지도자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 책무’다. 존경받는 역대 재상들의 공통점 역시 비가 새는 집에 살면서도 부정한 재물을 탐하지 않았으며 재임 중에는 집이나 토지를 사지도 팔지도 않는 등 청렴함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겼던 분들이 대부분이다.
지도자를 비롯한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은 어떠한 경우에도 재물을 탐해서는 안되며, 지도자의 위치에 서고자 하는 사람이 재물을 탐한다면 아무리 능력과 식견이 출중하다 하더라도 지도자의 위치에 서게 해서는 안 된다.
청렴을 최우선으로 몸가짐을 바로 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능력과 식견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훌륭한 참모들의 보좌를 받아가며 밤을 새워 일하는 것이 훨씬 국익과 소속된 단체에 도움이 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도자를 비롯한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정책을 개발해 국민에게 실천을 요구할 때 그들 자신 스스로가 청렴함에 위배한다면 어느 국민이 그들의 말을 믿고 따르겠는가.
중용의 세계는 남이 있거나 없거나 관계없이 제 몸을 근신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정직하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즉, 남이 보지 않는 데서도 근신하고 남이 듣지 않는 데서도 늘 정직하고 깨끗한 말을 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요즈음 국민들이 원하는 올바른 지도자의 7가지 덕목중의 하나로 공과 사를 구별해야 함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갈수록 더더욱 깨끗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며, 사소한 금전 문제 하나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와 권위를 한꺼번에 실추시키는 일임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성들의 목자인 수령이 마음속에 깊이 새겨 실천해야 하는 글인 목민심서의 지자이렴(知者利廉)을 다시금 상기하며 서문(序文)을 읽어본다.
“요즘의 일부 수령이란 자들은 이익을 추구하는 데만 급급하고 어떻게 목민해야 할 것인가는 모르고 있다. 이 때문에 백성들은 곤궁하고 병들어 줄지어 쓰러져 구렁을 메우는데 목민관들은 고운 옷과 맛있는 음식으로 자기만 살찌고 있으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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