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논산시 가야곡면 왕암리 최모(49)씨의 양파밭에서 정부 쌀개방 정책에 비난하는 집회를 가진 전국농민회 소속 농민들이 항의의 표시로 트랙터 3대를 이용, 밭을 갈아엎고 있다. |
생존권 사수위한 총파업 20일 예고
“중국산 김치까지 수입되는 마당에 밭에 배추나 무, 양파 등 관련 작물을 심으면 뭐합니까.”
오는 20일로 예정된 정부의 쌀개방 협상에 대한 국회비준을 저지하기 위한 전국 농민들의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농민들이 애지중지하던 작물을 심은 밭을 갈아엎는 등 성난 농심이 표출되고 있다.
8일 논산시 가야곡면 왕암리 최정기(49)씨의 양파밭(1900여㎡)에서는 전국 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30여명이 정부의 농산물 개방정책에 강력 항의하는 간이집회를 가진 뒤 트랙터 3대를 동원, 수확을 앞둔 밭을 갈아엎었다.
굉음과 함께 트랙터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수확을 기다리던 하얀 양파가 산산이 깨진 채 뒹굴고 있었다.
밭주인 최씨는 “평당 7000~8000원에 넘기던 양파가 지금은 2000원도 안돼 인건비까지 계산하면 수확해도 100만원 이상 적자를 볼 판”이라며 “자식 같은 양파를 버리면서도 이모작을 위한 모내기를 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씨는 “김치까지 수입된다는 건 정부가 농민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아니냐”며 “매년 반복되는 특정작물 과잉생산 문제도 정부가 제대로 조절해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최씨의 밭 주변에서는 농민들이 연실 담배를 피워대고, 술잔을 주고받으며 안타까운 마음을 서로 위로했다.
논산시 농민회 김완식(47) 회장은 “쌀로는 도저히 생계유지를 할 수 없어 고민 끝에 이모작을 선택하고, 밭을 갈아엎는 농민의 심정을 이해하느냐”며 “정부의 수입개방정책이 한국의 농촌을 붕괴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오는 20일 농민 총파업 투쟁을 통해 쌀개방 국회비준을 무력화시키고 농민들의 생존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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