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일제히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민·우리·신한·하나·조흥·외환·제일 등 7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모두 135조1030억원으로 작년 말의 134조3064억원에 비해 8000억원 가량 늘었다. 중기대출에 소극적이던 은행들은 외국계 은행의 국내 소매금융 시장 진출로 은행간 일대 격돌이 벌어지자 당초 입장에서 선회, 고객 유치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달 기술신용보증기금의 기술평가 인증제도를 도입해 매출실적이 없는 회사에 기술력만을 보고 10억원을 대출했다. 또 중소기업을 상대로 재무상태 등을 점검해주는 ‘프리 워크아웃(Pre-Workout)’제도를 작년 4월부터 실시해오고 있으며 중기 대출의 영업점장 금리 전결한도를 최고 연 0.94%포인트까지 부여, 우수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결과 작년 말 29조3219억원에 불과했던 우리은행의 중기대출은 지난달 말 현재 29조5천억여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신상훈 행장이 영업전선에 직접 발벗고 나섰다. 신 행장은 올 2월부터 두달간 중소기업 밀집지역을 잇달아 방문, 고객기업의 불편사항을 파악했다. 지난달 20일 현재 이 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17조3824억원으로 올해 들어 4천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와는 반대로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에서 만큼은 '리딩뱅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5월말 현재 34조6천17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무려 7천822억원이나 감소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영업의 초점을 확장보다는 건전성 제고에 맞췄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올들어 은행들이 고객확보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해 왔다”면서도 “건전성 유지 등의 차원에서 조만간 숨 고르기 국면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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