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에서 천적활용농법으로 딸기 농사를 짓는 정모(47)씨는 얼마전부터 작물 방제를 계획한 날이면 천적 생산 공장을 직접 다녀오고 있다.
지난 번 이 회사에서 천적을 제때 보내주지 않아 병충해 방제 시기를 놓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천적을 방제시기에 맞춰 택배로 보내주겠다’는 회사 직원 말만 믿었다가 며칠 늦게 천적이 오는 바람에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원예작물해충방제사업’(해충방제사업)이 일부 업체의 편의적 업무처리로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해충방제사업은 농가에서 농약 대신 천적을 이용, 병해충을 방제하는 친환경 고품질 농산물 생산 농법으로 정부 주도로 도내 67.7ha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지난달 도내 219개 농가의 해충방제사업 실태 점검 결과 천적을 공급하는 일부 업체들이 인력 부족을 이유로 제때 배달을 하지 않는 등 회사 편의적 일처리로 인해 농민들이 병충해 방제 시기를 놓치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농가에 배달하는 물품 중에는 천적량, 방제사용법 등 관련 기록이 아예 빠진 것도 있는 등 업체의 무책임 때문에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천적을 생산하는 업체가 전국적으로 3곳에 불과한데다 전국 적인 농가를 대상으로 한정된 인력이 배급을 담당하다보니 직배 및 택배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더 이상의 농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인력 및 직배망 확충 등 업계의 노력이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물론 관계 당국 또한 업계에 인력 충원을 지원하는 등 농민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농민들은 지적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친환경 농법이 급속히 확대되다보니 업계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배달지연 등 농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업계에 대한 행정 권고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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