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이상 67%… 공동화 심각
지역조합·농민에 수익 환원을
“뼈빠지게 일만 했는데 남은 건 빚이요, 늙어빠진 몸뚱이뿐입니다.”
“여태까지는 버텨왔는데 앞으로는 무엇을 지어야 할지, 지으면 똥값 되는건 아닌지, TV보면 부자된 농민도 많던데 어떻게 해야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는지 걱정이네요.”
어려운 노숙자의 한풀이가 아니다. 배운게 농사일이라 농업을 천직으로 살아왔던 농민들의 현재 심정이다.
현재 농촌은 농산물 개방 등으로 삶의 기반이 현저히 약화(농가인구:1442만명/70년→353만명/03년→121만명/14년전망, 국내 총생산중 농업비중:23.7%(70년)→27%(03년), 농가부채: 1700만원/98년→2700만원/03년, 60세이상 농가 전체 67%)되어 활력이 떨어지고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통 시장 개방과 대자본의 농산물 유통참여 확대 등 소비지 유통시장 여건의 급변으로 농민들의 앞날은 더욱 암담하다.
농민들은 ▲농·축산물 수입 반대 ▲원가 절감 ▲경쟁력 강화 ▲선전홍보 ▲판매 등 혼자서 계획·생산·가공·유통·판매 등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이에 농민들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이익을 도모(농협법1조)하려 했지만 농민(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농협이 과연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왔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농민이 지역농협을 만들고 지역농협이 농협중앙회를 만들었지만 모든 수익과 권한은 중앙회에 편재돼 있다. 사업은 지역조합이 하고 이익은 중앙회가 챙기는 꼴이며(수수료의 90%차지) 지배체제는 하향적 통제·감독체계다.
이렇듯 중앙회가 조합원과 조합을 통제하면서 비대해지고 독점화되다보니 경영이 방만해지고 전문성과 책임성이 떨어지며 모든 사업 방식이 중앙회 중심적이다.
조합원이 잘 살려면 지역조합이 잘 살아야하고 이를 위해선 지난 2000년 통합중앙회시 공약한 바대로 중앙회 수익과 권한이 지역조합과 조합원에게 환원되어야 한다. 이것이 협동조합 개혁의 본질이다.
협동조합의 주요역할은 조합원 참여를 통한 조합운영의 민주화와 상품화된 농축산물 생산 및 판매 확대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생산된 농산물을 제값에 팔아야 한다. 소비지는 이미 대형화·거대화되어 있기 때문에 농협은 품질 관리와 공동판매를 통해 시장교섭력을 높여야 한다. 또 농산물의 수급 조절을 통해 적정가격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와 함께 영농·생활물자를 공동구매하여 저렴한 가격에 공급, 원가 절감 등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합원에 대한 교육과 각종 사업을 통한 잉여금을 농업경쟁력 강화와 농민복지향상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농민을 잘살게 하는 것은 경제사업이지 신용사업이 아니다. 신용사업은 조합에 수익을 가져오는 하나의 자회사에 불과할 뿐이다. 그동안 조합원이 농협을 위해 존재한만큼 이제는 농협이 조합원인 농민을 위해서 거듭나야할 때다. <끝>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