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영 문화체육부 기자 |
“소품이 너무 작아서 분실할 수 있어요. 손 안 닿는 쪽에 전시 하죠.”
대전시립미술관이 작품전 개막을 앞두고 전시물을 점검하는 시간에는 언제나 이러한 학예사들의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어떻게 전시하면 작품을 돋보이게 할까 고민하기보다 작품들이 훼손될까, 분실될까를 우려하는 학예사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최근 시립미술관은 관람객이 크게 증가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시민들이 미술관에 대한 거부감이 줄고, 시민들에게 문화적 공간으로 정착돼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증한 관람객으로 시립미술관은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 미술관에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서 전시장을 뛰어다니고, 작품을 훼손하는 등 전시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유치원이나 미술학원 등에서 단체로 1~2명의 교사가 수십 명의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을 찾고 있어 통제되지 못하는 아이들의 관람 태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또 시민들의 관람 의식도 미흡하다. 작품보호와 다른 사람 관람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관람 에티켓을 무시하고 큰소리로 떠들거나 작품을 만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시립미술관 한 학예사는 “아이들은 미술관을 놀이터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시민들 역시 관람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다”며 “관람 예절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작품 감상을 방해하는 차단봉을 많이 설치해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대전은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받아왔으나 최근 들어 문화활동과 수준 향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화 수준 향상과 동반해 시민들의 좀 더 성숙한 문화의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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