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연 : 김강우, 천정명, 조이진, 이천희
일탈! 누구나 한 번쯤 충동을 느끼는 단어다. 20대에 막 들어선 젊은 그들. 꿈과 사랑, 그리고 공부 때문에 때론 방황한다. 고민도 해보지만 인생의 출발선에 선 그들의 설렘과 흥분은 오히려 눈부시다. 거센 태풍이 몰아치고,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은 이들과 너무 닮았다. 이 역동적 계절의 살아 움직이는 것과 무한 질주하는 젊음이 같기 때문이다.
인라인스케이터들의 방황. 꿈담아
20대 신인배우 대거 기용 ‘눈길’
뮤직비디오같은 속도. 박진감 가득
다음달 2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정재은 감독의 ‘태풍태양’은 젊은 그들을 향한 청춘예찬이다. 그래서 택한 소재는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팅’. 도심 곳곳에서 곡예를 하듯 장애물을 넘나들며 인라인 스케이트에 홀딱 빠진 젊음이들의 삶과 사랑을 녹였다.
정 감독은 거침없는 당당함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이뤄가는 20대 청년들의 도전기에 과감하게 신인들을 기용했다. 김강우 천정명 조이진 등 신인들이 바로 그들. 김강우는 영화 ‘실미도’ ‘해안선’ 등에 조연으로 잠깐 나왔다. 천정명은 TV 드라마는 몇 편 했지만 영화는 두 번째고 CF로 데뷔한 조이진은 이번이 첫 영화다.
영화의 줄거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때문에 내용보다 형식과 스타일에 중점을 뒀다. 지하철역 광장의 계단 난간이나 공원 화단의 경계석에서 묘기를 부리는 인라인 스케이터들을 담아낸 탓에 역동적이다.
평범하고 내성적인 소요(천정명). 우연히 인라인 스케이팅을 접한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최고 고수 모기(김강우)를 동경한다. 자유로운 비상을 꿈꾸는 소요는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팅이란 공통분모로 뭉친 다른 스케이터와 함께 세계대회 참가를 준비한다. 하지만 소요는 모기의 연인 한주(조이진)에게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 이들은 끝을 알 수 없는 마지막 질주를 시작하는데….
정 감독은 속도감있는 편집, 과감한 줌인, 비트가 강한 음악을 고루 섞어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시종 박진감 넘치게 포장했다.
그러나 영화는 ‘대책없는’ 결말을 제시한다. 좋아하는 일에 목숨을 건 청춘의 모습은 활기차고 예쁘지만 그들의 미래는 불투명하기 때문. 그래서일까. 극 후반 소요는 “난 지금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고 외친다. 젊은이들과 함께 뒹군 정 감독이 정작 하고픈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그들은 외친다. 젊음은 인생의 한 과정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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