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대전·충남지역 일대에서 농업용 전선을 잘라내 훔쳐가는 도둑이 활개를 치고 있다.
27일 한전과 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전봇대와 양수기를 연결하는 전선은 물론 농기계 작동을 위한 각종 농업용 전선절도가 잇따르면서 영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산시 고북면 가구1리에서 지난 26일 전봇대와 양수기를 연결하는 전선 2㎞ 가량이 누군가에 의해 잘려져 없어진 것을 농민들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날 인근 가구2리에서도 농업용 전선 0.2㎞가 없어졌고 앞서 지난달 초 장동에서도 전선 0.2㎞가 없어졌다.
당진군에서도 올 초부터 농업용 전선도둑이 기승을 부리면서 최근까지 모두 14건에 7.6㎞의 전선이 절도당해 11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금산군 역시 복수면 등에서 2차례에 걸쳐 0.85㎞의 농업용 전선이 잘려나가 330만원의 복구비가 들었다.
용의자들은 특히 구리와 알루미늄 전선 가운데 가격이 비싼 구리전선만을 골라 훔쳐 가는데다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전선을 끊어버리고 방치해 감전 등 제2의 사고마저 우려되고 있다.
한전은 잇단 피해가 발생하자 최근 100만원의 신고포상금까지 걸고 주요 도로변에 용의자 신고를 당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으며 농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이들이 훔쳐간 농업용 전선은 고물로 팔릴 경우 0.1㎞에 5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복구에는 8배 정도인 40여만원이 드는데다 농사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잘라 어느 정도 전기에 지식을 가진 사람이거나 동일수법 전과자의 소행으로 보고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고물상 업주들을 상대로도 전선을 다량 처분한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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