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위 의료 사업’은 정부가 생활이 어려운 차상위계층 12세 미만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건강보험료 등 의료비를 지원해 주는 제도로서 올해 처음 시행하는 사업이다.
27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발굴한 도내 차상위 의료비 수급권자는 모두 663명으로 전체 수급 인원(9574명)의 6.9%였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0.7%에 그치는 등 극히 저조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연기가 520명 대상에 단 2명만 발굴, 가장 저조했으며, 천안 1655명 대상에 64명, 논산 771명 대상에 10명으로 뒤를 이었다.
또 청양 4명, 부여 5명, 계룡 2명 등 7개 시·군에서는 수급 인원이 한 자릿수에 불과, 불필요한 급여 체계를 양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차상위 의료 사업’이 저조한 데는 주무 부서인 보건복지부가 지자체의 현실을 무시한채 일방적으로 인원을 할당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의료 수급권자인 차상위 계층 12세 미만 아동의 경우, 농촌 지역에서는 아동 수가 지속 감소하는데 비해 도시 지역은 증가하는 등 지역별 편차가 크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지역별 편차에 관계 없이 서산·논산 771명, 금산·부여 482명 등 일방적으로 수급 인원을 할당, 해당 지자체 관련 공무원들에게 목표 달성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읍·면·동사무소당 1명에 불과한 담당 복지 공무원들은 관련 업무는 뒷전으로 미룬 채 '정부의 어처구니 없는 지시'를 따라야 하는 괴로움까지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관련 공무원들도 보건복지부의 ‘획일적 정책 집행이 유명무실한 사업을 낳고 있다’면서 ‘획일적 할당제를 재 검토해야 한다’고 근본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을 과감히 지방에 이양, 시·군의 의료 수급 인원을 도가 조정하는 등 지자체의 실정에 맞는 복지 정책을 펼칠 수 있게 해야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정부는 복지 제도는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는 종래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같은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도·농 편차를 무시한 정부의 시책으로 차상위 의료사업의 실적이 낮다”며 “지역 실정에 맞게 수급 인원 조정이 가능하도록 정부의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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