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학 정치·행정 부국장 |
다수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지만 이들의 정치담론은 물만난 고기격이다. 이들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지난 3월 동반탈당을 주도했던 염홍철 대전시장과 심대평 충남지사로 옮겨가고 염시장의 집권당 입당과 심지사의 신당창당에 메스를 가한다. 결론은 염시장이 굳이 그들에게 불만투성이인 인기도 없는 정당으로 옮겼느냐는 것이고 심지사에게는 정서는 인정하지만 창당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식으로 귀결된다.
이런 세간의 보수층들의 여론을 의식이라도 하듯 이들 광역단체장의 행보도 부쩍 바빠지고 있다. 들리는 얘기로는 염시장은 집권당 입당 이후 중앙을 오가며 지역챙기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심지사는 신당의 성공적 창당을 위해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라고 하는 측근들의 귀띔이다. 이들은 지난 3월 소속 정당을 떠나면서 행정중심도시에 올인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후 염시장은 집권당의 입당을 선택했고 심지사는 분권형 신당창당이라는 각자의 길을 택했다. 나름의 명분과 실리를 추구하고 있는 이들의 도전은 세간의 관심을 모았고 실리도 챙겼다. 염시장은 집권당에 입당하면서 대전발전이란 동력추진에 한결 힘을 얻었고 심지사 또한 4·30 선거를 거치면서 소기의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도전에는 시련도 간단치 않을 듯 싶다. 염시장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격인 일잘하는 시장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지만 보수층인사들의 탈당비판여론을 잠재우는 것이 급선무로 대두됐고 심지사는 충청도의 신정치결사체에 대한 정서를 확인했지만 신당창당에 대한 극단의 회의적인 시각이 부담이다.
때문에 염시장은 더 열심히 시정발전에 매진 일잘하는 시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려 할 것이고 심지사는 신당창당의 동력확보에 가속도를 낼 것이다. 그것이 자신들의 명분을 담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이같은 이들의 정치적 도전은 종착점이자 또다른 연장선이 될 내년 지방선거까지 계속될 것이다.
지난 4·30선거 이후 충청도 표심은 또다시 정치권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전까지만 해도 집권당 일색일 것이란 표심분석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백가쟁명식이다. 어떤 이들은 충청도 표심을 반한나라, 비열린 우리당, 무자민련이란 분석까지 내놓으며 신당에 대한 정서를 끼워넣고 있다.
그러나 충청도 표심은 지금 철저히 실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역대 선거에서도 잘나타나고 있다. 신민주공화당, 자민련의 태동이 충청도 정서의 산물이라고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그것은 충청도 지역주의라고 단정할 수 없다. 신민주공화당은 3김 구도에 따른 충분한 실리를 찾겠다는 것이고 자민련 역시 민자당에 대한 실망감, 그에대한 새로운 충청도 구심점 모색이 이 지역에 10년에 걸친 정당을 자리잡게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것이나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에게 표를 몰아 준 것도 더 이상 한나라당에게 기대할 것이 없는 철저히 충청도를 대변할 실리찾기의 결과일 뿐이다. 두 광역단체장의 도전 역시 충청도 실리에 누가 더 근접하느냐가 명암을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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