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자가 도 금고 관리 실태에 대한 취재 과정에서 담당 사무관이 불쑥 꺼낸 말이다.
도청의 주무 공무원을 통솔하는 지휘자 격인 담당 사무관의 이같은 돌출 발언은 평소 언론 취재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그대로 드러내는 태도로 밖에 볼 수 없었다.
담당 계장과 주무 공무원은 앞서 기자가 취재를 위해 사무실을 찾아가자 “은행의 영업적 측면을 고려, 특정 은행에 불리할 수 있다”는 구실로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
도 금고는 지역 도민의 혈세 수 조원을 담당하는 곳인 동시에 도정 모든 살림살이의 ‘곳간’이라 할 만큼 중요한 곳이다.
이번 취재에서 확인됐듯 일반회계와 기금, 일부 특별회계 등 527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재정이 부실투성이였던 점은 왜 담당 공무원이 그토록 자료 공개를 거부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모 은행에서 드러난 수천만원에 달하는 계좌이체 지연사례, 해당 공무원의 결과 보고서에서도 언급된 ‘정기 점검에서 수차례 지적당했던 영수인 미날인과 불입일자를 명시하지 않은 사례’ 등이 또다시 지적됐다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관리하는 이들의 ‘불감증’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더욱이 이 문제에 대해 도 관련부서 공무원들은 ‘은행의 영업적 측면, 불리…’ 등을 운운하는 태도는 ‘이들이 도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을 위해 일하는 것인가’ 하는 착각이 들게 만들 정도였다.
지역민들이 바라는 것은 ‘내년 도 금고에 어떤 은행이 선정되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준과 절차를 통해 도 금고를 선정하고 도에서 우리 돈을 맡고 있는 그 은행들을 어떻게 감독하고 있는가’라는 사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도민의 혈세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은행을 선정하고, 지속적인 확인을 통해 한치의 문제도 생기지 않게 만들어야 겠다는 ‘공무원의 책임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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