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디자인’은 광의적 관점으로 우리들 정신 속에서 싹이 터서 실현으로 이끄는 계획 및 설계의 의미를 지니며, ‘공간’은 장소가 아닌 콘텐츠가 살아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디자인 공간에서 스토리텔링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전시회 안에 다양한 관점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람들의 문화행사 참여 동기로 제시한 3요소 교육적 동기, 예술적 만족도, 즐거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고구려인들의 강인한 예술적 혼이 담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만족도는 충족된다. 거기에 교육적 동기와 즐거움의 퓨전인 에듀테인먼트 형태로 사건이 일어나는 그 세계 그 시간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고구려를 직접 보고 느끼고 만져보는 실물크기의 벽화무덤 ‘나도 고구려인’, ‘나는야 토기제작자’의 체험현장과 ‘그때 그때 다른 두가지 성’, ‘오~필승 치우천왕’ 등과 같은 표현으로 재미를 가미했다.
거기에 이러한 만남 가운데 시사점을 부여하고 있다. 고구려의 진대법을 설명하며 ‘경제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논리를 도출하고 동북공정의 이야기를 끌어내 독도 문제까지 논의하고 있다. 논리가 있는 공간 속에 문화와 기술의 만남이 스토리텔링을 더해간다.
문화와 기술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전시회 공간에서 고대와 현대와의 만남도 이루어지고 있다. 고구려인들의 활쏘기 모습과 우리나라 양궁대표 선수들의 모습을 함께 소개하고, 고구려인들의 의복과 연관지어 우리의 한복과의 유사점을 말하며, 고구려인들의 주거문화와 우리 조상들의 문화유산인 온돌을 연결해 설명하는 것을 통해 고대 고구려와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유리된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스토리텔링은 끊임없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사건이 일어나는 그 세계 속으로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고구려대탐험전은 고구려라는 우리의 훌륭한 역사를 보여주는데 큰 의미를 갖고 있지만 문화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 전시회의 질적 성장을 위한 또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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