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은 남편의 사랑을 먹고사는 존재다. 그래서 날마다 365일 다른 방법으로 사랑 받고 싶어한다. 남편들이 가장 황당해지는 것 중 하나가 아내들의 “여보 나 사랑해?”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이다.
그동안 아들 딸 낳고 잘 살아왔고 부부간에 큰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내가 대뜸 한다는 말이 “여보 나 사랑해?”이니 이건 보통 사람 답답하게 만드는 것 아니다. 그럴 때 많은 남자들이 이렇게 대답한다 “알면서 뭘 그래. 나하는 것 보면 몰라?” 그러면 아내들이 ‘아, 나는 참 행복한 여자구나’ 하고 생각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남편들은 결코 아내들의 복잡한 마음을 해결해 줄 수 없다. 그렇지만 남편으로서 최선의 노력은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남편의 노력은 가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신혼 시절의 부부는 배우자가 웬만한 잘못을 저질러도 쉽게 이해했고 오히려 감격적(?)으로 위로를 했다. 로맨스 즉 사랑의 씨앗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혼 5년, 10년이 지난 후에는 지극히 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하고 미워한다. 먹고살기에 바빠서일까? 그렇다면 신혼시절엔 잘 먹고 잘 살았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돌이켜 보라. 10평 남짓한 집에 세 살면서 라면을 끓여 먹어도 눈빛이 그윽했던 부부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로맨스는 연애시절이나 신혼초기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평생동안 유지해야 할 의지고 결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남편들은 아내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기에 시간적 여유와 감정적 여유가 없다.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보면 한때는 바위보다 더 견고해 보이던 관계도 모래성처럼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 아내가 자기의 감정을 너무 내세우는 것도 문제지만 남편이 아내의 감정을 너무 내던지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진정한 사랑의 원료는 열정이라기보다는 이해하는 것이다. 이해의 깊이가 사랑의 척도다.
항상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해야한다. 어차피 다른 얼굴, 다른 가치관,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만난 것이니 모든 것이 일치할 수는 없다. 그러나 노력한다면 이해하는 것은 충분하다. 부부란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관계이지 누가 누구를 내 입장으로 끌어들이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사랑이고, 표현하는 것도 사랑이고, 받아들이는 것도 사랑이다.
“여보, 사랑해!” 라는 남편의 말 한 마디가 아내를 행복하게 하고 산더미 같은 아내의 피로를 다 무너뜨릴 것이다. 날마다 “사랑한다”는 표현은 차고 넘칠수록 좋다. 사랑을 넘치게 받는 것도 좋지만 사랑을 넘치게 주는 것은 더 더욱 좋은 거다. 가정의 행복은 아내의 기쁨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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