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수 체육부 차장 |
옛말에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봉산중학교에서는 어른 싸움에 아이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봉산중은 지난해 초부터 K 감독 S코치 양쪽진영으로 학부모가 양분돼 다른 장소에서 각각 운동을 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운영을 해오다 결국 파행을 맞았다.
봉산중 축구부의 해체는 학부모와 지도자간의 반목·갈등 외에도 열악한 지원 속에서 근근이 운영돼오고 있는 학교 엘리트 체육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학교 운동부 육성에 대한 책임과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지만 사실상 학부모들의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봉산중의 경우 각종 대회 출전비와 감독 급료, 선수들의 전지 훈련비 등 연간 축구부에 들어가는 운영비는 약 1억여 원에 달한다. 학교 예산이 1000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나머지 9000만원의 돈은 학부모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봉산중 축구는 결국 이 돈이 아이들에게서 그들이 제일 좋아하는 축구를 빼앗는 원인을 제공했다.
연간 수천만 원의 운영비를 직접 투자하는 학부모들로서는 자식들이 경기장에서 뛰지 못하면 감독이나 코치를 불신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지도자를 교체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파벌을 형성해 본인들의 구미에 맞는 지도자를 선택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이번 봉산중과 같은 일들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 엘리트 체육을 육성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교육청 관계자를 비롯해 학교장, 학부모 모두가 한마음돼 학생들에게 버팀목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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