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춘추]루오가 오다!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중도춘추]루오가 오다!

  • 승인 2005-05-13 00:00
  • 이지호 대전시립미술관 관장이지호 대전시립미술관 관장
문화예술의 도시 대전에 세계적인 화가 조르주 루오가 온다. 이는 염홍철 대전시장이 지난 2~8일 프랑스와 알제리를 방문하면서 알제시와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고 유네스코와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성과와 함께 이번 방문의 3대 성과중 하나로 손꼽히는 문화적 쾌거이다.

루오는 교과서에도 그림이 실릴 정도로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작가지만 본격적인 대규모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일 프랑스 파리의 루오재단을 방문한 대전시는 전시회 유치문서에 서명했다. 내년 5월쯤에 있을 대전 전시때는 100점 정도의 루오 작품이 선보이게 된다.

루오전에는 조르주 루오 재단의 소장품을 비롯해 퐁피두 센터, 파리시립미술관 등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루오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여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기획하고 있다.

야수파.상징주의 등 다양한 미술사조를 섭렵한 표현주의의 대가로 흔히 ‘현대의 렘브란트’에 비유되는 루오는 1871년 5월 27일, 프랑스 파리의 빌레트가에서 태어났다. 가구 세공사의 아들이었던 루오는 어려서부터 예술적 재능을 나타냈지만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열네 살이 되던 해, 낮에는 스테인드글라스업체의 견습공으로 일하고 밤에는 공예미술학교 야간부에 다니게 된다. 루오는 빨강, 파랑, 녹색을 띤 중세의 유리 조각에서 그윽하며 신비로운 색광을 발견하고 예술의 세계에 빠져든다.

루오의 대표작으로는 ‘聖顔(성안)’을 들 수 있는데, 작품의 유래는 이렇다. 그리스도가 골고다 언덕으로 끌려가는 도중 한 여성이 수건으로 땀을 닦아 주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수건에 그리스도의 상이 찍혀 있었다. 사람들은 이것을 기적이라고 부르며 이때의 그리스도의 모습을 성안이라고 하였다. 루오는 여러 장의 성안을 그렸는데, 그림에서 예수의 얼굴은 성스런 숭배의 대상이라기보다 고뇌와 인내 그리고 커다란 눈망울에 짙은 연민이 배어있는, 인간적인 모습이다.

종교적인 모습뿐 아니라 루오는 그가 살던 시대의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연민도 작품을 통해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빈부 격차가 심했던 부르주아 사회의 모순을 작품을 통해 증명하고자 한 것이다.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고 떠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망 이후 세계는 평화와 사랑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때, 루오의 전시는 세계인의 발걸음을 대전으로 향하게 만들 것이 틀림없다. 루오의 작품 앞에서면 누구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 소외된 계층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느끼며, 예술과 인간이 하나 되는 커다란 기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루오가 대전에 온다는 것은 세계의 시선이 대전으로 향하게 하는 대단한 사건이며, 대전이 예술의 중심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자! 이제 루오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