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전통가족을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시대흐름에 따라 가족의 형태가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57.8%), 3세대이상 가족(10.1%), 부부가족(14.8%), 한 부모가족(9.4%), 동거가족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가족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기능약화로 가정폭력, 이혼급증, 우울증, 자살 등의 사회적 문제가 증가되고 있다.
최근, 오랫동안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여중생이 아버지를 살해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같이 가정폭력은 불행하게도 한 가정 내에서 치유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선 경우가 대부분이며, 충남도내에서도 작년 한 해 동안 상담소에서만 이루어진 가정폭력 상담이 9233건이나 된다.
그동안 우리는 가정폭력에 대해 “가정폭력은 부부싸움이다”, “집안일이니까 간섭하지 말아야한다”, “내 가족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자식이 잘못하면 때려서라도 가르쳐야한다” 는 등 부부싸움이나 집안일 정도의 가정과 개인의 문제로 여기는 잘못된 통념 때문에 적극적인 개입을 기피해왔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장기간 이뤄져 가족들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밖으로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되돌릴 수 없는 극한 상황에 이른 경우가 대부분이며, 가정폭력을 보고 자라난 자녀들이 다시 가정폭력 행위를 저지르는 세습의 우려가 높다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 가정폭력은 더 이상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한 가정은 물론 나아가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한 사회적 범죄행위로 인식돼 가정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가족이 평등하고 민주적인 공동체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에, 충남도에서는 가정폭력을 근절하기 위하여 여성단체 등과 협조하여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예방활동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피해자 상담보호를 위하여 긴급전화 1366과 상담소(13개소), 보호시설(6개소) 운영을 지원하면서, 피해자에 대하여는 의료비 지원 및 무료법률구조와 함께 치료·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손상된 심신과 정서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가정폭력은 가족구성원 모두가 피해자임을 감안해 가해자에 대해 재발방지를 위한 교정·치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특히 피해자녀가 성장하면서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한 전문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해 건전한 청소년으로 성장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홍성청소년수련관에서 ‘여성폭력 없는 밝은 사회 만들기 토론회’를 개최해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5월 가정의 달에 우리 모두 가정의 소중함을 인식해 잊혀져가는 효(孝)사상과 함께 평등하고 민주적인 공동체로서 가족간의 역할을 정립하고, 사랑은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지름길이며 자라나는 자녀들에게도 모범적인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되새겨보면서 내 가족은 물론 주변의 이웃까지 우리 가족으로 받아들여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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