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흔들리는 가정의 웰빙-복지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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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흔들리는 가정의 웰빙-복지대책

  • 승인 2005-05-12 00:00
  • 전채근 본부장전채근 본부장
전채근 대전시 첨단산업 진흥재단 본부장


5월은 나라에서 지정한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을 비롯하여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있다.

가정을 중시하는 문화이기에 칭찬할 만한 일이기도 하지만, 얼마나 가정 문제가 심각하면 국가 차원에서 챙겨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도 만만치 않다. 가족은 인간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도록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그릇이며, 인간이 처음 태어나서 혼자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므로 양육하고 보호하며 교육하는 기초집단이다.

정서적으로 불안할 때 위로가 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긴장을 풀 수 있게 도와주는 보금자리다. 이처럼 중요한 가정이 엄청난 변화의 크나큰 파도에 휩쓸려 휘청거리는 모습을 우리는 지금 바라보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일어나면서 3세대 이상의 확대 가족은 불편해지니까 2세대(부모와 미혼 자녀)만 함께 사는 핵가족이 많아졌다.

최근에는 출산율이 갑자기 떨어져서 2003년 합계출산율 1.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나라 중 가장 낮은 기록을 세웠다. 가족의 크기도 전체적으로 작아진 데다 2004년에는 혼자 사는 1인 가족이 전체의 10.6%에 이르렀다. 대규모 인구를 가진 나라들이 장래성이 있다는 설이 나도는 21세기에는 작은 나라의 경쟁력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더구나,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급속하게 늘어나서 2000년에는 7%를 넘겨 이미 고령화사회에 들어섰고, 2019년이면 14.4%에 이르는 본격적인 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다.

자녀들은 노부모를 돌보려하지 않는 추세여서 노후생활의 보장과 질적 향상을 위한 사회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등 폭풍전야와도 같은 심각한 인구고령화(population aging)문제가 도사린다. 경제성장 덕분에 여유가 생기고 도시생활에 익숙해지면서 혼인과 가족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관도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요즘 젊은 세대는 독신으로 살거나 혼인 시기를 늦추는 사람이 많아지고, 혼인해도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비싼 사교육비와 맞벌이 부부의 육아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아울러, 여성의 취업으로 사회참여가 늘면서 가족 내에서 부부관계도 상당히 평등해지고 가사도 함께 처리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집단주의가 약해지는 대신 개인주의가 강해지고, 가부장적 가족관계도 민주적 관계로 변형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이혼이 부쩍 많아졌다. 1980년에는 혼인한 부부 대비 6.6%, 1995년만 해도 겨우 17.1%가 이혼했는데, 2000년에는 35.9%로 갑자기 늘어나서 2004년에는 하루평균381쌍이 이혼하여 41.4%로 급증하여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

얼마 전 10대 친딸을 수년 간 유흥업소 10여곳에 접대부로 팔아넘긴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참담함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정부가 아동보호법을 개정해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에 대해 강제적으로 아동학대센터를 통해 교육과 상담을 받도록 하는 등 아동정책을 마련키로 한 것은 뒤늦었기는 하지만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격변의 시대에는 변화를 의식하고 이에 대처하려는 순간 이미 새로운 변화가 또 우리를 기다린다.

어린이를 국가동량으로 키우는 항구적인 정부차원의 종합대책이 내실 있게 추진되기를 바라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변화해 가는 가족을 어떻게 잘 꾸려나갈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튼튼한 웰빙-가족복지 대책을 마련 하기 위한 깊은 성찰을 해 보는 가정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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