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살아있는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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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살아있는 ‘생명체’

진솔한 대화로 건강 유지

  • 승인 2005-05-11 00:00
“자본주의 경쟁원리에 가족 기능 마비…
부부 중심역할 중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정생활은 삶의 만족도와 인생에 대한 성취감에 큰 영향을 주는 조건이다. 또한 한 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잠재력도 가족을 통해서 형성된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족의 중요성은 불변이다.
우리나라는 가족에 대한 가치가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강하다. 그러나 가족문제에 대한 우려는 심각하다.

‘방황하는 청소년’, ‘설 자리를 잃은 아버지’, ‘흔들리는 모성’, ‘홀대받는 노인’ 등은 더 이상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이 같은 문제들은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 자녀, 그리고 노부모가 제각각 소외의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사회구조가 복잡하고 가정생활의 양상도 실로 다양해진 오늘날에 전통적인 규범으로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가족의 기능을 다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현대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규범이 있는지 또 있다면 무엇인지 그 어느 것도 명확하지 않은 채 혼란에 휩싸인 것이 한국가족의 실상이다. 이 혼돈의 자리에 자본주의 경쟁원리가 침입하여 가족의 지배의식이 되고 가족의 가장 중요한 기능마저 침몰시키고 있다.

발전된 현대사회는 개인이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인간적 이해와 사랑의 경험에 기초한 심리적 안정과 재생산을 위한 에너지의 축적은 주로 가족생활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첨예한 경쟁원리로 돌아가는 사회에 대해 가족이 취하는 균형자적 역할이다.

오늘날 우리의 가족은 균형자적 기능을 포기한 채 자본주의식 경쟁의식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다보니 보니 아버지는 오로지 직업적인 성공과 돈 벌이에 매달려 가정을 돌아 볼 수 없고, 어머니는 차세대 경쟁주자인 자녀의 교육에 집착하며, 자녀들은 그 교육의 압력에 신음하고, 생산성이 없는 노인은 설자리가 없다.

가족이 참된 인간적 교류의 장이 될 여지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이처럼 경쟁의 도구로 전락하여 흔들리는 가족을 바로 세울 주체는 부부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사회에서 단순 명쾌한 가족생활의 규범을 기대할 수는 없다. 각 가족의 특성과 자원을 바탕으로 가족과 사회를 위해 균형 잡힌 가치를 설정하고 생활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 이는 부부간에 사랑과 신뢰에 기초한 대화와 가정생활에 대한 동반자적 리더십을 통해서 가능하다.

가족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해 가는 생명체다. 어느 생명체도 항상 건강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몸에 난 상처가 아물 듯이 가족의 문제도 영원한 것이 아니다. 지금 문제가 있다면 변화의 한 과정일 뿐이다. 문제를 직시하는 용기와 진솔한 대화로 풀어간다면 분명 그 다음 단계가 있다. 그래서 사회 전체로 볼 때 건전한 가족이 문제 가족보다 많은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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