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엘리베이터가 있고 난방이 되는 본격적인 아파트는 언제 어디서 생겼을까. 바로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과 함께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이 바로 근대적 아파트이다. 산업혁명은 증기 기관차뿐 아니라 요즘 내가 사는 아파트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쉽게도 일제 시대에 최초로 지어졌으며 1950년대에 이르러 고학력의 신혼부부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50년이 흐른 지금, 국민의 과반수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불과 50년 만에 세상은 이렇게 변한 것이다.
자동차를 한 대 사려고 할 때 우리는 직접 자동차 매장으로 가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여러대의 자동차를 비교하고, 때에 따라서는 시승까지 해 본후 구입을 결정한다. 자동차뿐 아니라 사고자 하는 모든 물품은 만들어진 상품을 직접 보고 이리 저리 비교한 후 구입을 결정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바로 아파트이다.
건설회사에서 부지를 매입한 후 00아파트 건설예정지라는 표지판을 세우고 모델하우스만 지어놓으면 사겠다는 사람이 나서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추첨을 통해 구입할 사람을 결정해야 한다. 구입하고자 하는 상품의 실물은 존재하지 않는데, 다만 공급 계획만을 믿고 돈까지 미리 내고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내집의 위치가 어디가 될지도 모르는 가운데 추첨을 통해 결정하는 것은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 이른바 로열층이라는 곳은 매매가격이 올라가므로 일종의 모험을 하는 투기라는 생각이 들며 아파트 분양을 내가 살집이 아닌 단순히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아파트 분양을 골조공사가 완료된 후 구매예정자가 동과 호수를 선택하여 신청을 하고 동과 호수별로 분양가도 차등화 하는 방법은 어떨까. 자기가 희망하는 위치를 선택하여 분양받으므로 자기가 살고 싶은 동과 호수를 선택할 것이며 구매자도 좀더 꼼꼼히 생각하여 결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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