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초대석]영화와 가족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문화초대석]영화와 가족

  • 승인 2005-05-09 00:00
  • 장수찬 목원대 교수장수찬 목원대 교수
2004년에 이어 2005년에도 조건 없는 가족의 애정을 담은 영화들이 히트를 치고 있다. ‘가족’은 전직 경찰 아버지와 교도소를 갓 출소한 딸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우리들에게 새롭게 해주었다. ‘집으로’에서는 7살 소년 상우와 77세 외할머니의 기막힌 동거가 시작되고 할머니의 무조건적 사랑이 상우와 관객의 가슴을 사로잡는다. ‘말아톤’에서는 자폐증을 가진 초원과 엄마 경숙의 남다른 사랑이 수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가족의 진한 애정을 다룬 영화는 국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할리우드의 작품으로는 ‘패밀리맨 (The Family Man, 2000)’ 그리고 ‘아이 엠 샘(I Am Sam, 2001)’과 같은 영화들이 있다. 언급된 두 편의 영화는 가족애정을 전면적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와 같이 전면적 주제가 아니면서도 할리우드의 가족적 가치를 반영한 작품으로는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가 있다.

‘글래디에이터’는 기본적으로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막시무스의 장대한 인생역정과 전투, 그리고 애절한 로맨스를 곁들인 시대극이다. 로마시대의 걸출한 영웅 막시무스는 다뉴브 강가에서 벌어진 게르만족과의 마지막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막시무스를 후계자로 지명한다. 그러나 후계자 지명에 대한 그의 대답은 ‘아내와 아들이 기다리는 스페인으로 돌아가서 보리밭을 가꾸고 싶다’는 것이었다. 영화전편을 통하여 막시무스의 인생목표는 코모두스에 의해 산산 조각난 로마제국을 새로이 건설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아내와 아들을 죽인 코모두스를 복수하고 다른 세상 사람이 된 아내와 아들한테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막시무스는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로 코모두스에 승리하고 목숨을 거둔다. 그리고 스페인의 보리밭과 꽃들 속으로 그토록 열망하던 아내와 아들을 찾아간다.

가족영화들이 히트를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면 할리우드가 가족적 사랑을 시대극에까지 반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족은 미국사회에서나 한국사회에서 급격히 해체되어 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05년 현재 전형적인 핵가족은 52.4%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는 1인가족 (15.5%), 부부가족(15%), 3세대가족 (5.9%), 한 부모가족 (5.2%)등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전형적인 핵가족이 25%를 밑돌고 있다. 유럽의 경우에는 보다 심각하여 전통적인 핵가족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이 들게 되었다. 가족의 급격한 해체 속에서 조건 없는 가족의 애정을 갈구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영화에 투영되어 있다. ‘말아톤’, ‘아 엠 샘’, 그리고 ‘집으로’에서처럼 현대인들의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한 갈증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