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대비 복지시스템 구축 시급
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한모(36)씨는 칠순 나이에 최근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아내눈치를 살폈던 자신의 행동에 회한의 눈물을 비춘다. 홀로되신 어머니의 부양문제를 놓고 형제들이 머리를 맞댔으나 누구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어 돈을 갹출해 대전의 한 유료노인요양원에 어머니를 모셨던 것. 그러나 자식곁에 있기를 바랐던 한씨의 어머니는 노인시설 생활에 적응을 못한 채 우울증을 앓다가 운명했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 든 우리사회의 노인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우선 핵가족화에 따른 자식들의 가치관 변화 및 부모봉양 전통이 사라지면서 자식들로부터 노인들이 외면받고 있다. 이로인한 부모와 자식간 갈등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최근 경기도에 사는 이모(76)씨는 자신을 제대로 봉양하지 못한 아들을 상대로 물려준 재산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는 법정소송을 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7%인 고령화사회가 된 데 이어 2018년에는 고령인구 비율이 14%이상인 고령사회, 2026년에는 고령인구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노인인구 비율은 높아지고 있으나 자식들이 아무리 어려워도 어버이를 봉양하던 미덕은 이제 옛이야기가 돼 버려 노인으로 살아가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많은 노인들은 질병에 노출돼 괴로운 삶을 살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센터가 지난해 병원입원 65세 이상 노인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노인 1인당 평균 4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독과 질병에 노출된 노인들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살을 택하기도 한다.
연세대 남윤영교수가 올초 조사발표한 국내 연령별 자살률을 보면 2003년 기준으로 75세 이상인구의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103명꼴로 가장 많았다. 고령화 사회의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현행 노인복지 시스템과 정부의 대비는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작년 연금 수령자는 모두 153만여명. 전체 60세 이상 인구 4명 중 1명꼴로 연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개인연금이나 저축 등 노후대비를 충분히 못한 많은 노인들은 정부의 노인수당 등 최소한의 혜택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고령화 사회의 현실진단을 통해 공공부문이 수행해야 할 노인복지 시스템 구축확대와 실버산업 육성을 위해 민간투자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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