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교사인 나의 말과 행동들이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기도 했겠지만 어쩌면 생각지 못하는 사이에 상처를 입히게도 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로서 한 아이가 꿈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했다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혹여 사소한 말과 행동들로 아이의 꿈을 펼치지 못하게 만들었다면 나는 그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할 것인가! 이를 생각하면 종종 가슴을 쓸어내려야 한다.
생각나는 말과 행동들, 그리고 생각나지 않는 말과 행동들 때문에 종종 괴롭다. 그래서 기도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발견하여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사이기를….
그렇지만 나는 오늘도 교사이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이른 아침 교문을 들어서면서 만나는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한다.
“안녕!” 두 갈래로 묶은 머리를 흔들며 우리 반 민영이가 활짝 웃는다. 그리고는 선생님을 따라서 뜀박질 한다. 교실에 들어서자 민영이는 “선생님, 제가 이겼죠? 제가 선생님 이겼죠?”하며 즐거워한다. 먼저 와 있던 다른 아이들도 모두가 힘차고 생기가 있다. 싱그러운 봄 햇살처럼 맑은 눈과 밝은 웃음을 지닌 아이들을 대할 수 있는 행복, 어디에서 이런 행복을 맛볼 수 있을까?
틈만 나면 친구와 툭탁툭탁 싸우다가 울기도 하고, 교실에서 쿵쾅쿵쾅 뛰다가 혼나기도 하고, 수업 시간에 엉뚱한 생각을 하거나 장난을 쳐서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꾸러기들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순수함이 있다. 그리고 어른보다도 더 큰 사랑을 가지고 있다.
그런 열여덟 명의 아이들로 인해 오늘도 난 행복을 느끼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아이들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선생님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