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으로서 필자는 다른 연구자와 마찬가지로 연구를 수행하고 그 연구가 성과를 거둘 때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필자에게 또 하나의 기쁨과 보람을 주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청소년들을 만나서 첨단과학기술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미래의 희망을 발견할 때이다.
축구에서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했듯이 우리나라가 미래 선진국 4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 분야의 절실한 노력이 요구되는데 이것은 과학기술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국토가 좁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무엇보다 과학기술발전은 선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며 미래의 희망이다. 다행히 참여정부는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통한 제2의 과학기술입국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과학기술관련 투자는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연구개발활동에 중점적으로 집중되었으나 과학기술활동 성과와 의의를 국민에게 알리고 함께 공유하는 과학기술문화 활동에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해가 취약하게 되었다.
과학기술 연구활동에 대한 일반 국민의 관심과 이해 부족은 비단 우리나라의 일만은 아니다. 이런 관심과 이해 부족이 과학기술 발전의 장애로 인식되면서 최근 과학기술계는 사회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하여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연구 성과를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의무와 책임으로 인식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국립해양대기관리처(National Oceanic & Atmospheric Administration),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국립인간게놈연구소(National Human Genom Research Institute), 국립전파천문대(National Radio Astronomy Observatory) 등의 정부 연구기관들은 상당한 규모의 예산을 투자하여 일반 대중을 위하여 방문자 센터(visitor center)를 운영하거나 전시, 교재, 자료집, 투어, 공개강연, 교사 연수,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여 과학기술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 연구기관들도 연구 성과와 의의를 국민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청소년과 교사를 위한 과학기술대중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고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첨단장비를 활용한 첨단과학체험교실, 연구체험, 첨단장비운용체험, 원격체험 분야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한 해만도 2500명 이상의 학생과 일반인이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다.
참가자의 반응도 매우 뜨거워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들은 연구원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런 학생들 중에서 미래의 노벨수상자가 나올 수도 있고, 설사 과학기술계로 진출하지 않더라도 과학기술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또한 외부 교육기관이나 단체의 프로그램 요청이 증가하고 있어 그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이다.
많은 과학기술인들이 과학기술문화 활동에 동참하여 청소년과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더 나아가 이런 활동이 과학기술 강국의 초석을 다지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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