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점에서 불교는 실로 최고의 행복학이라 하겠다. 불타는 그의 찬연한 행적을 통하여 인류에게 모든 고통과 불행을 직시하고 이를 초월·극복해 복락과 행복을 찾아 가라고 가르쳐 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 인류의 행복을 꽃피우는 대방편이 바로 불교문화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불교를 문화로 인식하고, 문화로 수용하며, 문화로 실천하는게 상책이다. 여기서 불교의 주체, 실상이 ‘불교문화’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기실 불교문화는 불교 전래 이후 장구한 세월에 걸쳐 우리 민족의 언어·문헌과 신앙·의례, 윤리·도덕, 민속·문예 등에 알게 모르게 용해·수용되어왔다. 그러기에 이러한 문화 생활 속에서 불교언어·불교문헌, 불교신앙·불교의례, 불교윤리·불교도덕, 불교민속·불교문예 등의 불교문화를 발굴·탐색해 그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고, 그 위상을 올바로 정립해 보자는 것이다. 이런 전제 아래서 새로운 문화세기에 상응하여 불교문화에 대한 인식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이를 전문적으로 재조명하면서 학술적으로 체계화하는데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제 불교환경학으로부터 사찰문화학에 주목하면서 불교미술론·불교음악론·불교무용론·불교연희론·불교문학론, 불교언어론·불교서지론·불교제의론·불교민속론 등이 새로운 각광을 받게 되었다. 조계종단을 비롯해 각계 전통사찰에서 불교문화 내지 불교문화학에 대하여 그 가치와 중요성을 각별히 인식하고, 그 연구·보존은 물론 이를 포교의 대방편으로 삼고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불교문화학회가 창립돼 불교문화학의 개념과 범위, 그 연구 방향과 방법론을 제시·실현하게 되었으니, 한국불교문화학회와 백제불교문화학회의 연이은 출범·운영이 바로 그것이다. 바야흐로 이 불교문화와 불교문화학이 중흥의 계기를 만난터라 하겠다.
그리하여 현대불교는 문화불교를 표방하고, 한국 문화 내지 세계 문화의 중심에 자리해 이를 선도할 때 그 중흥의 과업을 원만 성취하리라 믿는다. 그래야만 이 불교는 흔히 말하는 불교의 지성화·대중화·생활화의 한계를 벗어나 문화불교를 통한 행복불교와 생산불교로 발전, 번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교문화와 불교문화학은 이제 한국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다. 적어도 동방 불교권과 남방 불교권, 나아가 세계 불교권에 걸쳐 이 불교문화 내지 불교문화학이 공동·총화와 공감·공영의 크나큰 광장을 마련할 때다.
나아가 이 불교문화와 불교문화학은 다른 종교와도 종교문화와 종교문화학의 차원에서, 그동안의 벽을 헐고 인류의 문화적 공영을 위해 총화·전진해야된다. 이제까지 종교간의 갈등과 투쟁을 벗어나 총화·박애로써 공동 진력하여 세계평화에 이바지하자는 공약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각기 종교적 특성을 강조해 이해에 집착한 나머지 그 공약을 다 깨어 버린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그 공약이 실현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보편적 공감대인 종교문화의 광장을 통하는 수밖에 없다. 종교는 문화로써 하나이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