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경제1부장 대우 |
지난주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식시장은 휘청거리고,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은 경기 전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 1분기 환율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는 매출 13조8122억원, 영업이익 2조1499억원을 기록했다.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4%, 영업이익은 46% 각각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해 세계를 놀라게 한 삼성전자의 실적부진이 가져온 충격은 당분간 주식시장을 차갑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올 5%대 경제성장률 목표도 불투명하다. 최근 KDI는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에 머물고,연간으로 4%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 바닥에 도달한 경기사이클이 올 2분기 이후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 4.6%에는 못미칠 것이라는 진단이다.
올 상반기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다소 회복되더라도 수출이 7%대로 낮아지고 건설투자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기 때문에 경제 성장률이 3%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KDI는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종합투자계획도 경기를 끌어올리는데 별다른 도움이 안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KDI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은 LG경제연구원의 4.3%,한국경제연구원 4.1%,골드만삭스 4.5% 보다도 낮은 수치다.
집값의 상승과 백화점 및 할인점 매출의 증가는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가져왔으나 전문가들은 일부 고소득계층의 소비심리가 살아났을 뿐 회복국면이라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실물경기의 흐름은 회복기미를 엿보이지만 느낌이 와닿을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실물경기의 중요 지표가 되는 실업률도 전반적인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3월 실업률이 전달보다 다소 나아졌다고 하지만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청년 실업률이 여전히 8%를 웃도는 등 고용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학졸업 이상의 고학력 남성 실업자 수도 17만여명으로 4년만에 최고치를 보이고,고학력 실업률 역시 3.5%에 달해 2003년 4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연초부터 계속된 정부의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은 ‘주문’ 수준에 머무른 셈이다.
문제는 경기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다.국내 경기의 취약 요인은 도처에 깔려있다. 고유가의 후유증과, 환율하락의 파고,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그 예다. 또한 미국 기업들의 실적부진 소식도 국내 주식시장을 휘청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확한 진단만이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기대수준’에 그치는 정부의 경기 전망은 의미가 없다.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농도짙은 치유책 마련이 바닥에 다다른 경기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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