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제는 우리 지역에서 발생된 가야산 산불이다. 분명한 방화사건이고 이 불은 매년 식목일을 전후해서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방화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숲을 가꾸려면 30년이요, 그 숲에 자연생태계가 정착되려면 100년이라는데 무슨 이해관계가 있기에 매년 낄낄대는 도깨비 화마가 되어 고의적인 방화를 하는 것인가? 더구나 어처구니 없는 것은 그 날 산불의 원인 중 몇 군데는 실수보다는 모방범죄로 일어난 고의적인 방화였다는 사실이다.
‘모방범죄!’ 성서에서는 ‘악의 모형이라도 버리라’고 했는데 어떻게 악한 것을 모방하는 심리가 존재할 수가 있는 것일까? 화성 연쇄살인사건, 지하철 방화사건, 살인마 유영철사건 등 모든 끔찍한 대형사건 중에는 반드시 모방범죄가 덧붙여진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모방범죄자들의 대부분이 ‘사이코패스환자’들이라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란 이상성격으로 인해 타인이나 자기가 속한 사회를 괴롭히는 정신병질(精神病質)을 뜻한다. 좋은 차를 보면 소유욕과 괴리감에 못으로 차를 긁고 간다든지 극장좌석에 껌을 붙여놓아서 옷을 버리게 한다든지 또는 얄미운 손님 주스잔에 침을 뱉고 휘저어 갖다 준다든지 하는 등등의 파렴치한 행위는 모두 ‘사이코패스’적인 병질의 시초라는 것이다.
그것이 좀 더 발전되면 양심의 감각마저 마비되어 더 큰 사건을 저지르게 된다고 한다. 때문에 요즘은 낮과 밤이 없이 자기생활공간을 벗어나면 두려움을 느낀다. 언제 어디서 무슨 봉변을 당할는지 모르는 긴장감과 공연한 상상력으로 우리 모두 집단 피해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런 사회적 병리현상은 문화계 안에서도 비일비재하다. 남을 헐뜯어가며 자기 자리를 고수하는 사람, 남의 좋은 공연을 까닭 없이 흠집내는 사람, 내 계열·내 계통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적대시하며 부정시하는 사람, 보지도 듣지도 않고 상상만으로 남보다 더 큰소리를 내며 자기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사람. 모두가 문화 사이코패스 병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부정적인 감각과 의식을 가지고 어떻게 남들에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의 본질을 제공해줄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어느 때는 그러한 그들이 더욱 예술을 강조하며 자신을 내세운다. 진정한 향상된 예술발전을 기대하고자 한다면 이런 문화사이코패스적인 풍토가 이 지역 예술인들 사이에서 근절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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