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배 서울주재 정치부장 |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여러 의미와 해석을 낳고 있는 것도 이른바 "신당추진"이란 정점의 위치에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중부권 신당"이다, "충청신당"이다 무수히 회자되는 밑그림과 달리 신당추진의 실체와 내용에는 아직 행방이 묘연하기만 하다.
"지방분권형정당"을 주창해온 그가 지방자치시대 완전개막 10주년을 앞두고 한나라당 소속 염홍철 대전시장과 함께 소속정당인 자민련을 탈당한지도 한 달여를 넘어섰다. 행정자치에 이은 "정치자치"를 몸소 실현해 내겠다고 작심한 듯 했다.
새로운 "실험정치"의 대장정에 따라나선 그를 따라 지역정계인사들도 끊임없이 줄을 잇고 있다. 게다가 헌재의 행정수도 위헌판결을 계기로 내공을 쌓은 충청권 지지기반과 지역여론도 신당출현에 적잖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당추진세력들이나 지역주민 역시, 행정수도 위헌파동의 교훈을 지역적인 구심력을 갖춘
정치결사체의 출현과 필요성을 절감했을 법하다. 그 새로운 모색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이 물밑에서 일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또한 그 징후가 한때 지역정서를 한몫에 담아냈던 자민련과 신당추진세력들 사이에서 분열과 융합의 논의로 거세게 나타나고 있다. 현존하는 정당가운데 창당10년이란 가장 긴 수명을 가진 자민련이지만, 떠난 자나 남은 자 모두에게 미래비전이나 미련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핵분열"이나 "핵융합"도 자연발생적인 것은 없다. 지구상의 그 많은 원소들이 항상 안전한 전자궤도준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서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한 상태로 전환하기를 원한다. 이런 현상들이 자연의 섭리요, 핵분열을 통해 새로운 원소가 생기고 지속적인 반감기 등의 핵분열반응에 의해 또 다른 에너지를 발생한다.
따라서 오늘날 자민련내 일고있는 분열과 융합의 과정이 새로운 "창조적 파괴"를 위한 길로 이어지길 바라는 염원이 많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핵반응도 융합보다 분열이 더 일어나기가 쉽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일정한 외부적 조건이 성립되고, 만족할 때만 성립이 가능한 법이다.
자민련이나 신당추진세력들 공히 "이대로는 안된다"는 혁신적인 변화를 대전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법론상에서는 여러 이유로 커다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명심해 둬야 할 것은 눈알 만한 충청지역勢를 또 한번 반분해 내는데 그치는 정치행보라면 대대적인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창조적 파괴"라면 혁신적인 변화와 거도적인 결속 모두를 담보할 필요충분조건이 돼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 분열에 그칠 행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거둬치우는 것이 마땅하다. 비단 융합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그 결과에 따를 책임도 분열에 시동을 건 정치권에 전적인 귀책사유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비록 기우에 그칠지라도, 그런 우려가 없지 않아 보인다. 당장 정치수요가 넘쳐나는 내년과 내후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둔 활황기를 신당창당의 시점으로 삼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그렇고, 움직임이 있는 대다수 인사들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당에 대한 순수성과 참신성, 나아가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때문에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에 담긴 뜻이 아무리 고뇌 찬 결단일 지라도 정치철새 논란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근래 국익과 지역적 권익이 상호 충돌개념으로 비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부권 신당이든, 충청신당이든 동서문제의 거중조정이 가능한 균형자로서 거듭날 수 있는 중부권 역할론이 새롭게 인식돼야 할 시점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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