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13 임시정부 수립일의 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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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4·13 임시정부 수립일의 감회

  • 승인 2005-04-13 00:00
  • 하태석 대전지방보훈청장하태석 대전지방보훈청장
“역사란 결코 운명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의지와 열정에 의해 창조되어 가는 것이다. 어느 시대든 시대정신이 있고 그 정신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있다. 이에 잘 부응하면서 역사를 주도해갈 때 위대한 역사가 창조되는 것이다.” 독립운동가 소래 김중건 선생의 ‘한민족의 자화상’중 서두에 실려 있는 글로, 우리의 근대기 즉 일제 강점기에 모진 탄압과 말살정책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필코 나라를 찾고자하는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시대정신을 잘 나타낸 대목이다.

13일은 기미년 3·1독립만세운동 정신을 바탕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 된지 제86주년이 되는 날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3·1운동 직후 국내외 각지에서 모여든 민족운동가들이 민주주의의 원칙 하에 1919년 4월 10일 현순, 이시영, 신채호, 조소앙, 신익희, 여운형 등 29인이 상해의 프랑스 조계인 김신부로에서 역사적인 임시의정원을 개원하여 의장에 이동녕, 부의장에 손정도를 선출하고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할 것과 연호, 관제, 임시헌장 10조, 헌장 선포문을 채택하였으며, 국무총리에 이승만 박사를 추대하고 6부 총장과 차장, 국무원 비서장을 선출한 후 4월13일에 임시정부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하였다.

임시정부는 1919년부터 1932년까지 상해의 프랑스 조계에 자리를 잡았으며, 1932년에는 항주, 진강으로 이전하였다가 1937년부터는 중·일전쟁의 여파로 장사, 광주, 유조, 기강으로 유량 이동하였고, 1940년부터는 중경에 정착하여 광복이 될 때까지 정부의 법통을 유지, 국가주권을 자주적으로 행사하면서 우리 민족혼의 산실로서 국내외 민족 독립운동의 구심체역할을 다해왔다.

27년간 존속하며 활동하였던 임시정부는 우리민족에게 강요되었던 가장 가혹한 수난의 극복사요 형극으로 독립운동의 발자취 그 자체였다. 임시정부의 활동으로 우리는 일제강점으로 인한 역사단절을 극복하고 5000년 역사의 맥을 이을 수 있었으며 1945년 감격의 광복을 맞이할 수 있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와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가기 위하여 4월 13일 백범기념관 광장에서 중앙기념식을 거행하고 이와 병행하여 임시정부가 수립되었던 상해·중경 등 국외지역 현지에서도 기념식을 동시에 거행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시대의 향수를 동경하고 무분별한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며 미화하려는 시도를 곳곳에서 자행하고 있다. 시마네현 의회의 독도의 날 조례제정과 일본대사·각료들의 잇단 독도 영유권 주장 등 망언이 이어지고 있으며, 여기에 일본 청소년들이 배울 공민교과서가 정부의 조직적 개입으로 심각하게 우리의 역사를 왜곡 서술하고 있다.

우리정부의 엄중 경고와 우려 섞인 목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막가는 일본 정부와 각료들의 망동에 이제 우리는 단호히 대처해야 하며, 86년 전 수립되었던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그 큰 뜻을 계승하고 선열의 숭고한 자주독립정신을 온 국민의 나라사랑정신으로 승화시켜 국민대화합으로 현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겠다.

광복60주년과 을사늑약 100년이 되는 지금 국민의 역량결집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시기에 일제의 강압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결연히 극복하였던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주는 그 의미와 메시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 강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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