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인물들의 비즈니스 사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휴먼네트워킹이다. 인맥을 적절히 활용해 성과를 배가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첨단 과학기술 R&D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검증된 정확한 연구결과만이 통용되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휴먼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어불성설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정보 창출 과정에서의 경험이나 창조적인 아이디어 등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휴먼네트워킹이 필수적이고, 휴먼네트워킹을 이용하면 수집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훨씬 넓고 다양해지고 정보 습득 또한 매우 빨라지며, 공식적으로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회색문헌의 습득이 훨씬 용이해지기 때문에 첨단 과학기술에 있어서 휴먼네트워킹은 매우 유용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 www.kosen21.org)의 경우를 보면 휴먼네트워킹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KOSEN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나가있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자들의 사이버 휴먼네트워킹으로서 이미 과학기술자들 사이에서 세계 곳곳의 다양한 정보를 가장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창구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에 있는 연구자가 급히 언어가 다른 러시아나 중국의 정보를 찾고자 할 때,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의 정보를 입수하고자 할 때, 그리고 충분한 준비과정 없이 외국의 학회에 가고자 할 때와 같은 난감한 상황을 KOSEN의 게시판과 커뮤니티 등에 올리면 전 세계에 퍼져있는 동포 과학기술자들로부터 빠른 시일 안에 적합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다.
또, KOSEN은 과학기술자들의 사랑방 역할도 하는데, 회원들끼리 해외 출장이나 유학생활의 노하우를 교환하거나 아르바이트나 취업정보를 얻는 등 정형화된 보고서나 논문 차원의 정보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살아있는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도 있다.
인터넷을 통해 연구자들에게 공개된 자료가 똑같은 상황이라면, 휴먼네트워킹을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하고 희소가치가 있는 정보를 획득하고, 현장 노하우를 배우는 것은 성공의 비밀 열쇠가 된다. 효율적인 휴먼네트워킹은 과학기술 R&D를 실수 없이 성공시킬 수 있는 나침반이 될 수도 있고,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도, 그리고 출발은 같이 했어도 결과에는 훨씬 빨리 도착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KOSEN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회원들 간에 ‘한 민족’이라는 기본적인 공동체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한민족이므로 자신의 개인생활이 다소 침해된다 하더라도 기꺼이 다른 회원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는 점이 원활한 교류를 가능케 해주고 있다.
원천기술을 비롯한 기초적인 기술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오로지 뛰어난 인적자원만을 가지고 지금의 과학기술을 이뤄낸 우리에게 있어서 휴먼네트워킹은 더욱 중요한 요소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앞으로 우리 과학기술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KOSEN 같은 루트가 더 많이 활성화 돼서, 우리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훌륭한 인프라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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