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심각성은 음주운전자가 줄어들 기미가 없다는 데 있다. 4년전 1867건이던 적발건수는 2003년 5만4354건으로 껑충 뛰었다. 사망사고 가운데 차량이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가 크게 늘어난 것도 음주운전 증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음주운전은 살인 예비행위나 마찬가지다.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 그 가족까지도 망가뜨린다. 더욱이 음주사고는 운전자가 지각능력을 잃은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 술취한 흉기차량이 늘어나는 것은 운전자들의 안전·윤리의식 부재와 느슨한 단속에도 원인이 있다.
음주운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술을 입에 대면 절대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는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저녁식사 자리에 술이 빠지지 않는 식사 문화 때문에 식사후 음주운전을 피하기 어렵다. 정 술을 마셔야 할 상황이라면 아예 차를 놓고 가거나, 대리운전에 맡기는 게 기초적인 상식이 돼야 한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거나 정지되는 것은 경찰의 단속 때문도 아니고 도로교통법 때문도 아니라는 점을 음주운전자들은 알아야 한다. 자신의 의지부족과 가족 사랑의 결핍이 그렇게 나타났다고 여겨야 한다.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음주운전이라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짧은 거리라고 해도 말이다.
따라서 운전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사회적 감시 강화가 필요하다. 음주운전은 고의범이며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말이다. 경찰도 '음주운전을 하면 반드시 적발되며,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술 취한 차량이 도로에 나설 수 없도록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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