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심리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이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에 대한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102.2로 나타나 30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를 상회했다. 또한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가 110.4로 3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소비자들의 강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생산과 건설 활동이 민간소비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해 국내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14.6%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월에는 마이너스 8.1%로 급락했다. 또한 건설경기 지표인 건설기성액도 1~2월 평균치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에 그쳐 지난해 12월 마이너스 0.2%보다는 늘었지만 11월 5.8%보다는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실시한 4월중 중소제조업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도 96.6으로 지난 1년간 기준치에 가장 근접한 지수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치 100이하로 여전히 경기침체를 나타내고 있으나 지난 3월 93.7보다 소폭 상승,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안하지만 희미하게나마 중소기업도 경기회복에 대한 심리적 불씨가 살아나고 있지 않은가 미루어 짐작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유가 상승, 환율 하락, 실업률과 가계부채 증가 등의 요인으로 발목 잡힐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중소기업의 경우 이러한 요인이외에도 구직자와 구인자간의 눈높이 미스매치로 인한 인력난,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기피에 따른 자금난, 양질의 판매처 부족에 따른 판매난 등에 매우 취약한 경영환경을 가지고 있어 쉽게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기회복이 불안한 것은 앞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청년실업률이 8.6%나 되지만 중소기업 기피 현상으로 인력 확보가 어렵다. 또한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완화된 대출태도를 유지하겠다던 은행들이 실제로는 지난해 1분기 7조원에서 금년 1~2월에는 2조2000억으로 대출규모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대해 마른수건 쥐어짜듯 막무가내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타까운 일은 정부에서조차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한도축소, 외국인산업연수제도와 고용허가제의 통합대책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가 힘겹게 살아나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기회복 불씨에 찬물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우리 경제에 일고 있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야한다는 사실은 불문가지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경기회복 없이 불씨를 살려나가기가 어렵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중소기업의 경기전망은 기준치(100)에 근접했지만 여전히 넘어서진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중소기업이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각계의 지혜와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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