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서울 하월곡동 화재참사와 여성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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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서울 하월곡동 화재참사와 여성 인권

  • 승인 2005-04-08 00:00
  • 지영애 충남도 여성정책관지영애 충남도 여성정책관
지난달 하순 서울 하월곡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성매매여성 5명이 숨지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성매매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성매매방지 특별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법 시행초기 “성매매는 사회적 필요악이다” “국가가 성매매를 왜 간섭하나” “성매매를 금지하면 성폭력이 늘어난다” “성매매여성의 생존권을 억압한다” “차라리 공창제를 실시하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논란이 빗발치기도 했고, 심지어 성매매알선 업주들이 생존권을 위해 성매매여성들을 부추겨 거리시위와 기자회견을 하게하는 기현상도 일어났었다.

하지만 특별법 시행 후 성매매알선 관련 업소(36.2%)와 종사자(50.9%)가 크게 감소한 것은 물론, 관행적으로 죄의식 없이 허용됐던 성매매를 범죄 행위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성매매 여성들이 피해자로 인식하게 되는 등 국민들의 생각과 의식 변화라는 큰 성과를 얻은 것이 사실이다.

차제에 성매매는 사회적 필요악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사회에 잘못 이어져 내려온 구조적인 해악중 하나이며, 인간이면 누구나 다 향수하는 가장 소중한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야만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확실히 밝혀 두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행위를 자행하며 불법이득을 챙긴 성매매 알선업주들도 이제는 생존권 운운해 가면서 더 이상 버티려고 하면 안 될 것이다.

성매매특별법으로 단속이 강화돼 경제가 어려워지고 더욱 음성화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혹시라도 그동안 우리주변에 이러한 것을 기반으로 온당치 않은 성장을 해 온 분야가 있다면 하루빨리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최근 지역을 옮기며 이뤄지는 변종 성매매업소의 등장과 은밀한 성매매 수법이 나타나고, 성매매알선 업주와 성매수 남성에 대한 처벌이 너무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충남도에서는 정부의 대책에 발맞춰 경찰 등 관계기관·단체 등과 함께 일관되고 지속적인 현장지도 단속을 실시하고, 음주풍토와 접대문화를 바꾸고자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또한 ‘성매매방지 8대 종합대책’을 마련해 강력히 추진하면서 성매매 여성들에게는 정부의 대책을 믿고 수렁에서 벗어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고, 갈 곳 없는 여성들은 지원시설 등에서 상담, 법률, 의료 서비스를 받으며 심신을 추슬러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자활프로그램에도 참여케 하는 등 적극 지원해 주고자 한다.

또 자활의지가 확인된 여성들에게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창업자금과 취업알선 등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성매매방지 특별법은 “개인의 성적 문제를 국가가 관리하거나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여성의 인권유린을 바탕으로 생겨난 성산업을 뿌리 뽑아 선진인권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것”임을 모두가 함께 인식하고, 음지에서 무시되고 있는 성매매피해 여성들의 인권보호에 더욱 더 사회적 관심을 기울여 성매매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아무쪼록 이번 참사를 계기로 가족, 여가, 관광 등 사회의 각 부문이 새로운 윤리성을 찾아 한차원 더 성숙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분위기가 조성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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