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높은 명성을 쌓게 된 메르세데스 벤츠가 세상에 빛을 발하게 된 데에는 칼 벤즈의 부인 버사 벤츠(Bertha Benz)의 공헌이 있었다. 남편인 칼 벤츠가 훌륭한 공학기술자로서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던 즈음 벤츠부인은 남편의 성공을 세상에 더 알리고 사업의 성공을 위해 도움이 되고자 했다. 그러던 중 밤샘작업을 하고 잠든 벤츠가 모르는 사이 당시 열 셋, 열 다섯 살이던 아들 둘과 함께 남편의 가솔린 자동차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장거리 주행을 하게 된다. 벤츠부인은 만하임(Mannheim)에서 포자임(Pforzheim)에 이르는 장장 70마일에 이르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 왕복여행을 위한 장도를 떠났던 것이다.
휘발유가 떨어지면 물성이 비슷한 화장품용 화학약품을 사서 넣고, 고장이 나면 두 아들과 고치는 등, 당시의 험난한 도로 조건 속에서 밤까지 지새가며 기록적인 여행을 마쳐서 벤츠의 차가 실용적임을 증명하였다. 이 성공적인 주행에 대하여 벤츠 자신도 놀랐는데 부인과 아들들이 얻은 경험을 통하여 기술을 개선하여 모델 빅토리아(Viktoria)를 1893년에 만들어 내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게 된다.
모든 공산품의 발명이 그러한 것처럼 자동차 역시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만 발명되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많은 노력과 기술기반이 시대적 분위기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벤츠가 자동차를 만들던 당시에도 유럽에서는 수많은 과학기술자들이 자동차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초기 벤츠의 선도적 기술개발과 시장 개척에 있어서 벤츠부인이 공헌한 것은 그녀의 용기와 리더십에 기인한 것이다. 벤츠부인이 없었다면 지금의 메르세데스 벤츠는 어떻게 되었을까?
문명발달과 기업의 성장에 있어서 창의적 기술의 기반이 밑받침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여기에 시장개척을 위한 경영능력과 지도력이 결합되어야 한다. 날이 갈수록 대기업의 경영진에 이공계 출신 비율이 늘어난다고 하고 벤처기업의 경우 기술과 경영의 조화 내지는 통합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이공계 인력에 대한 경영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이제는 이공계에서 경영능력의 기초소양은 교양교육을 넘어서 필수로 교육되어져야 한다. 과학기술자가 과학기술 분야의 기초소양을 탄탄히 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것에 더하여 경제를 보는 눈,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갖추게 된다면 효율적으로 기술이 상업화 되고 시장경쟁력을 갖추게 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예를 유럽과 중국의 이공계 교육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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