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빨 빠진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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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빨 빠진 호랑이

  • 승인 2005-04-05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김민영 기자
▲ 김민영 기자
다 늙어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을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비유한다. 겉모습은 호랑이 같은 위엄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의미다.

4일 충남도교육청에서 열린 제 185회 충남도 교육위원회 교육행정 질의응답 모습이 꼭 이빨 빠진 호랑이를 연상시킨다.

질의응답은 사전에 교육청에 통보돼 교육위원도, 교육감도 주어진 문제와 답변을 읽는 정도의 형식만을 갖췄을 뿐이다. 사전에 미리 짜여진 각본 외에는 다른 교육위원들은 교육행정에 대해 일절 질의 한마디 하지 않는다.

교육위원회 임시회의 모습이 집행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교육행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만약 교육위원회가 예산에 대한 의결권을 갖고 있었다면 분위기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교육위원회에서 감시의 칼날로 예산에 대한 심의를 한다하더라도 지자체 의회에서 교육위원들의 심의안이 칼질을 당하는 실정이니 교육위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질만 하다. 최근 교육자치가 교육계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교육위원회와 자치단체 의회 교육사회위원회와 특별위원회 형태로 통합을 통해 교육위원회의 무력화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결론이 어떻든 현 상태에서 교육위원회에게는 집행부의 교육행정을 감시하고 비판하고, 심의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교육이라는 특수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교육위원회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교육위원회가 이빨 빠진 호랑이로 비춰지기보다 교육의 지도자로, 교육 행정의 전문가로 교육을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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