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현대캐피탈이 거짓말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대전 삼성화재를 격침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KT&G 2005 V-리그 13차전에서 먼저 두 세트를 내준 뒤 내리 3세트를 따내는 뒷심 투혼을 발휘, 겨울 배구리그 8연패에 빛나는 삼성화재를 3-2(23-25 16-25 25-20 25-20 15-11)로 제압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로써 12승1패를 기록, 삼성화재(11승2패)를 제치고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지난달 20일 프로배구 원년 개막전에서 펼쳐진 역전 드라마가 42일 만에 다시 한번 펼쳐지면서 체육관을 발디딜 틈없이 메운 5000여 팬들을 열광시킨 명승부였다.
파워와 높이를 앞세운 현대와 관록과 조직력으로 맞불을 놓는 삼성은 첫 세트 중반 14점까지 동점을 반복하는 랠리를 이어가 접전을 예고했다.
먼저 기선을 잡은 쪽은 삼성이었다.
삼성의 월드스타 김세진(24점)은 1세트 23-22에서 두번 연속 오른쪽에서 돌파구를 열어 세트를 마무리했다. 삼성은 2세트에서 갑자기 리시브가 흔들리고 범실을 남발한 현대를 일방적으로 몰아부쳐 세트 스코어 2-0으로 달아나 싱거운 승리를 거머쥐는 듯 했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과 선수들이 안방에서 질 수는 없다며 독기를 품고 나온 현대의 저력은 무서웠다.김 감독은 주포 후인정 대신 ‘겁없는 신예’ 박철우를 투입한 뒤 1, 2세트에서 고작 2점에 그친 레프트 송인석에게 계속 볼을 배달할 것을 세터 권영민에게 지시했고 김 감독의 뚝심은 그대로 통했다.
현대는 3세트 11-10에서 송인석의 서브 포인트로 분위기를 잡고 이선규의 철벽 블로킹으로 삼성의 공격을 봉쇄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지막 세트에서 현대는 박철우가 탄력넘치는 파워 스파이크로 리드를 잡고 이형두의 강타를 블로킹으로 막아내 승기를 틀어쥔 뒤 14-10에서 이선규가 A속공을 어택라인 안쪽에 깨끗이 내리 꽂아 2시간3분의 혈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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