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詩가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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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詩가 만났을 때…

한남대 김완하교수 작품 영화 ‘엄마’의 표제詩로

  • 승인 2005-04-04 00:00
  • 김덕기 기자김덕기 기자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


김완하 지음/문학사상사 출판

시가 영화와 만나면 어떻게 될 까?
지역에서 활동중인 작가의 시(詩)작품이 영화와 만나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한남대 문예창작과 교수인 김완하 시인의 시작(詩作)‘엄마’가 오는 7일 개봉할 국내 영화 ‘엄마’의 표제시로 등장할 예정이어서 지역 문단의 관심을 사고 있다.

김완하 교수의 시 ‘엄마’는 지난 95년 발표된 두 번째 시집 ‘그리움 없인 저별 내가슴에 닿지 못한다’에 수록된 것으로 김교수가 둘째 아들을 키울 때 떠오른 시상(詩想) 을 표현한 작품이다.

영화 ‘엄마’를 만든 구성주 감독은 지난 해 5월 영화촬영에 돌입하기 전 김교수에게 작품 사용을 의뢰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구 감독은 자신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엄마’속에서 관객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의미를 찾아가는 작품 의도를 살리기 위해 김교수의 시 ‘엄마’를 영화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허수아비’ 사내가 긴 둑 위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시 ‘엄마’를 낭송하면서 영화의 막이 내린다.

이 시를 쓴 김교수는 “둘째 아들이 첫돌을 지날 무렵에 아들의 성장모습을 보며 지은 것으로 엄마가 우주이며 한 아이가 우주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기자 고두심씨가 엄마역으로 출연해 열연한 영화 ‘엄마’는 해남에 사는 68세 어머니가 막내딸 결혼에 참석하기 위해 목포까지 3박4일을 걸어가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남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가족사랑의 스토리가 전개되는 휴먼드라마.

울렁증으로 차를 탈 수 없어 걸어갈 수 밖에 없는 엄마를 위해 자식들이 동행하는 모습 등을 담은 가족애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것으로 보여지는 영화다. 시작품 ‘엄마’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설 지 궁금해진다.






엄 마

첫돌 지난 아들 말문 트일 때
입만 떼면 엄마, 엄마
아빠 보고 엄마, 길 보고도 엄마
산 보고 엄마, 들 보고 엄마

길 옆에 선 소나무 보고 엄마
그 나무 사이 스치는 바람결에도
엄마, 엄마
바위에 올라앉아 엄마
길 옆으로 흐르는 도랑물 보고도 엄마

첫돌 겨우 지난 아들 녀석
지나가는 황소 보고 엄마
흘러가는 도랑물 보고도 엄마, 엄마
구름 보고 엄마, 마을 보고 엄마, 엄마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어찌 사람뿐이랴
저 너른 들판, 산 그리고 나무
패랭이풀, 돌, 모두가 아이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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