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인류문명과 함께 같이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초기에는 수렵이나 어로 혹은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을 하게 됐다. 또 종교적인 행사와 여가를 이용해 하던 놀이도 오늘날 스포츠의 기원이 됐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오늘의 스포츠는 선수와 관중이 함께 보고 즐기는 문화의 한축으로 어엿하게 자리잡게 됐다.
스포츠(Sports)의 어원에 ‘오락’이란 의미가 들어있다는 점을 봐도, 스포츠는 인간에 대리만족을 주고 마음의 응어리를 발산해 안정시켜주는 이른바 ‘카타르시스(Katharsis)’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시절 박찬호 선수와 박세리 선수는 우리에게 즐거움은 물론 커다란 희망을 주었을 뿐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한때 고교야구는 동문의 희망이었으며 그 지역의 구심점이 되기도 했고, 지금도 인기를 끄는 프로야구는 원년에 충청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이 우승해 이 지역민을 즐겁게 해주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이런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팬들은 환호하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간혹 긴박한 상황에서 팬들의 기쁨을 반감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아쉬움을 남기게 한다. 긴박한 상황에서 타자가 결정적인 안타를 쳐 팬들은 열광을 하는데 주자는 홈인하면서 타자가 친 ‘방망이’를 줍고 있다. ‘투아웃에 만루, 투 스트라이크 스리볼’ 상황에서 투수가 던진 삼진성 볼이 심판에 의해 볼로 처리됐을 때 팬들의 탄식과 함께 투수도 같이 펄쩍 뛰어줘야 하는데 뻣뻣이 서 욕을 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글러브’를 내 팽개쳐야 할텐데도….
전문가들은 경기 중 골을 넣었을 때 팀이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 경기력 향상에 훨씬 더 도움을 준다고 충고하고 있다. 미국 골프경기에서 우승했을 때 물속에 뛰어들어 팬들을 시원하게 한 박지은 선수나 소렌스탐 선수의 우승 세리머니, 홈런 킹 배리본즈의 환호에 찬 세리머니, 월드컵 결승골을 넣은 안정환 선수의 이른바 반지 세리머니, 또 최근 이영표 선수의 기도하는 모습 등은 스타의 환호가 팬들에게 얼마나 많은 기쁨을 주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 우리지역에도 많은 스포츠팀이 지역민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은 시민구단으로 전국 프로팀 가운데 지역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팀이고, 최근 태동한 프로배구에서 삼성과 현대는 연고가 각각 대전과 천안으로 충청지역의 성원을 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또 얼마전 경기를 끝낸 여자 프로농구의 국민은행팀은 천안을 연고로 하고 있고, 아마추어로 핸드볼의 최강팀인 충청하나은행팀과 전국우승을 차지한 대전시청 여자 양궁팀도 있다.
얼마전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호수돈여고와 지난해 전국대회 6연패한 버드내초등학교 등 막강 탁구팀, 이밖에도 펜싱팀, 볼링팀, 하키팀, 사격팀, 축구와 야구팀 등 우리의 사랑을 받고 있거나 사랑을 원하는 팀들이 많이 있다. 이들에게도 성원과 사랑을 보내는데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팬들의 성원과 사랑은 많으면 많을수록 선수들에게 더 큰 힘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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