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양식품 결국 파산

콜라독립을 선언하며 국산 콜라 시대를 열었던 범양식품㈜이 끝내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29일 대전지법 제10민사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 폐지 결정을 하고 18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1회 관계인 집회기일 및 정리채권, 정리담보권 조사기일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범양식품㈜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사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보다 오히려 회사를 청산할 때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 폐지 및 집회취소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범양식품㈜은 이해 관계인의 항고가 없을 경우 파산이 확정되며 잔여 재산을 매각해 채권단에게 배당하는 절차만 남겨놨다.

범양식품㈜은 대전에 본사를 둔 몇 안되는 상장 기업 중 하나였고 ‘콜라독립 815’를 출시하며 국산 콜라시대를 개막했었다. 하지만 계열사인 건영식품㈜이 부도가 나면서 범양식품㈜도 연쇄 부도를 맞아 화의 신청, 취소, 항고, 재항고, 법정관리 등 위기를 겪어 왔다.






끝내 못이룬 ‘콜라독립’

범양식품㈜은 지난 1973년 코카콜라의 ‘보틀링 파트너’로 지정돼 1996년까지 코카콜라를 생산해 왔다. 이후 코카콜라가 보틀링 파트너인 두산음료, 우성식품, 호남식품을 사실상 흡수해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을 설립했다. 범양식품㈜는 인수 합병을 거절했다. 너무 형편없는 가격이었기 때문에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범양식품㈜은 2년 뒤인 1998년, ‘콜라독립 815’라는 독자 브랜드로 국산 콜라시대를 열었다.‘콜라독립 815’는 한때 콜라시장 점유율을 13%까지 끌어 올리며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던 코카콜라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계열사인 건영식품㈜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가야당근쥬스’ 등을 판매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지난 2003년 10월 건양식품이 부도처리 되면서 연쇄부도를 맞아 같은해 12월 상장이 폐지되기도 했다.

범양식품㈜은 지난 2003년 12월 화의가 받아들여졌으나 계속된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화의가 취소돼 항고를 냈다가 기각, 재항고 중 지난해 말 대전지법에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져 회생길이 열리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회생하지 못하고 파산 절차를 밟게 돼 콜라 독립은 기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