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휴일이 늘어남에 따라 연간 16일이나 되는 ‘공휴일’을 줄이기 위해 이같이 추진키로 했다지만 구태여 이제는 하루를 몽땅 공휴일로 하면서까지 나무를 심고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무는 심지 않고 공휴일이라고 봄나들이만 가는 현실을 알고서 이런 조치를 한 것인지. 그래도 봄의 길목에서 맞는 귀한 공휴일로 나무도 심으면서 봄나들이라도 할 수 있어 기다려지는 공휴일이었는데….
채 봄꽃이 피기 직전에 묘목들 몇 개씩을 호미랑 같이 들고 산으로 올랐던 일들도 이제는 기억속의 추억으로만 남을 것 같다. ‘흙구덩이는 가급적 깊게 파고, 나무를 곧추세워 한 손으로 들고서 다른 한 손으로 고운 흙들을 골라 뿌리주위를 채우고, 그리고 발로 꼭꼭 밟아야 한다.’고 자상히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귀에 선하다. 그러면서 심는 것 보다는 가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나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교장선생님들의 모습도….
그나마 우리나라의 산천을 이렇게 푸르게 한데는 식목일의 공(功)도 무시할 수 없으리라. 해외로 나가 여행을 하다보면 문득 역시 우리나라는 나무가 푸르고 물이 좋은 금수강산이라는 것을 실감을 하곤 한다. 이것 또한 매년 한 번 정도라도 식목의 중요성을 외치면서 하루정도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산에 산에 산에는 나무를 심자’면서 노래했던 덕분이기도 하리라.
공휴일로는 마지막인 이번 식목일에 높은신 분들 골프치면서 잔디 파지 말고, 독도에 가서 식목행사를 거창하게 하면서 나무나 한그루씩 심으면 어떨까? 일본의 침입을 걱정하여 동해바다 대왕암에 수장되어,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던 문무왕이 삼국통일을 이룬 날을 기념하여 만들었다는 식목일에 우리의 국화인 무궁화를 독도에 심는 것이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력을 높이는 하나의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신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가 바위(rock)로 표기돼 어쩔 수 없이 울릉도가 배타적 경제수역의 기점이 되어, 독도가 한국과 일본의 중간수역으로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게 영유권을 주장할 근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왜 독도를 섬이 아니고 바위라고 표기했을까? 나무가 없어서 바위라고 하는 것이나 아닌지? 그렇다면 바위덩어리가 아니고 섬(島)이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독도를 배타적 경제수역 기점으로 선언하기 위해서라도 나무라도 심어야할까 보다.
사이버독도나 독도수호대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소개 되어 있는 독도 사진들을 보면 독도에도 50여종의 식물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행히 대나무가 보이지 않아 한결 안심이다. 빨리 무궁화를 심어 일본의 시마네현 사람들이 ‘다케시마(竹島)의 날’에 독도에 와서 대나무를 심어놓고 대나무섬이라고 우기지나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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