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 소설을 인용한 언어가 언론매체에 자주 등장하면서 화제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단어인데 제갈량이 자신이 사랑하는 ‘부하 마속을 울면서 벤다’라는 뜻으로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엄정히 법을 지켜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에 비유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자신의 기득권과 주변사람을 보호하기 위하여, 사회의 대의명분을 잃어버리고 더 많은 희생을 치르고 있는 사람들을 빗대어 자주 인용된다.
최근 있었던 부동산 비리에 연루되어 뒤늦게 물러났던 경제부총리 사건 등은 어쩌면 이런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 ‘지지기반이 반대하는데…’ 하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오히려 강한 여론의 역풍을 받고 실속도 명분도 없이 맥없이 무너진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것은 ‘비리 공무원은 엄벌한다’라는 원칙에 위배되었는데도 ‘ 경제를 위해서…’, ‘깨끗한 분이니까…’ 라는 말로 원칙을 훼손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실들이다.
지난 2년간 각종 불법분규나 혹은 측근비리 그리고 지도층의 일탈을 무수히 보아 왔으며, 법보다는 강제적인 힘이, 그리고 기득권이라는 각종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각 주체간 경쟁원칙, 대화와 타협의 원칙 그리고 평등의 원칙이 쉽게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왔다.
원칙이라는 것에 제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일이 바로 자신이고, 그 다음 적용해야 할 범위가 가족과 친척 그리고 자신의 측근, 자신의 지지기반에 먼저 적용하고,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솔선 수범하여 먼저 지켜야 남들이 따라서 지켜가는 진리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속담에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자신의 몸에 어느 하나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거나 하는 분위기 없이 모두 중요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물며 자신과 집단의 이익을 위하여 불법이나 불합리한 행동을 정당화 시키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의 아픔은 알면서 그 사람들 속에서 진짜 아퍼하는 다른 손가락의 아픔은 왜 헤아리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진정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안정된 사회분위기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이루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원칙에 의한 사회분위기 조성에 있다.
그 옛날 군율을 어겼을 때 모든 사람들 앞에서 제갈량이 한 ‘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군율을 저버리는 것은 마속이 지은 죄보다 더 큰 죄가 되오. 아끼는 사람일수록 가차 없이 처단하여 대의를 바로잡지 않으면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는 법이오’라는 말은 최근 사회를 혼란의 와중으로 빠트리는 각종 사회의 문제에 무뎌지는 정부의 대응에 갑자기 더욱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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