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수소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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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수소 경제

  • 승인 2005-03-22 00:00
  • 김 종 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김 종 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 종 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에너지사업단장 (과기부 프론티어)


경제란 사람들이 돈을 가지고 물건을 사고파는 기초적인 활동이므로, 수소경제는 수소를 경제 활동의 대상으로 하여, 휘발유와 같이 일반인도 쉽게 사고팔고 널리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석유경제시대인 지금 수소경제가 화두가 된 배경은 무엇인가?

첫째,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올해 2월16일부터 발효됨으로써 앞으로는 화석연료 사용을 규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며, 두 번째로는 화석연료는 고갈될 자원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미 OPEC 국가의 원유 생산은 능력의 95%를 상회하고 있고 중국, 인도 등 개도국의 에너지 수요 급증, 산유국의 감산 정책이나 정치적 문제까지 감안한다면 예전과 같은 가격대로의 유가 하락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다.

석유중심의 경제체제에서 석유가 고갈되면 수소가 그 자리를 대신해줄 것인가? 답은 그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민간을 포함하여 연간 40억~50억달러를 수소관련 기술에 투자하는 큰 이유이다.

물론, 수소는 1차 에너지가 아니며, 전기와 같이 에너지를 소비하여 만들어야 하는 2차 에너지이므로, 쉽게 그리고 값싸게 얻을 수 있는 에너지 매체가 아니다. 현재 기술로서는 아직 경제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벽이지만, 현재와 같은 각국의 집중적 노력은 이 벽을 넘어설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에너지 체제는 에너지사용 기기의 기술 발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연료전지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그리고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소경제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기술이다. 노트북 등 이동용 기기의 전원이용 등 소비자 입장에서 현재의 단점을 극복한 제품을 선보이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점차 가정용 열병합기기, 연료전지자동차, 분산전원용 등으로 확대되면서 수소경제가 확산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5000억㎥에 이르는 산업용 수소를 만들어 사용하지만 에너지로 쓰기에는 모든 면에서 아직 취약하다.

예를 들어, 연료전지 자동차가 굴러다니려면, 수소충전소도 있어야하고, 차량에는 연료탱크에 해당하는 고압수소저장용기나 액화수소저장 용기가 탑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들 부품에 대한 표준화와 안전기준은 이제 만들어 가는 단계이다. LPG 충전소도 석유액화사업법에 적용을 받듯이 수소충전소도 여러 가지 관련 규정이 만들어지거나 보완 또는 완화되어야 한다. 또한, 실증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과 친숙해지면서 시장 진입이 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소요에너지의 97% 수입 의존, 배럴당 40달러 이상의 고유가, 연 300억달러 이상의 비용 지출이 우리가 가진 에너지 문제이다. 높은 인구밀도, 대도시 인구 집중, 자동차 등록대수 1500만대가 말해주듯이 대기질의 악화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수소에너지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나라보다 크지만,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10~20년 정도의 단기간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과기부, 산자부 등 관련 부처의 계획이 한데 어우러져 국가 장기 단일 계획으로 추진 보완됨으로써 국가와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원천기술과 보급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세계 전체로 볼 때, 정부 측 투자규모만 연 10억달러로서, 일본, 미국, 유럽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수소에 대한 문제는, 수소경제가 과연 될 것이냐 하는 것이 아니며 언제 될 것이냐, 목표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목표에 도달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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