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나눔 경영의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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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나눔 경영의 실천

  • 승인 2005-03-21 00:00
  • 유상호 농협충남지역본부장유상호 농협충남지역본부장
요즘 공과금 몇 만원을 내기 위해 여러 은행을 전전하거나 길게 늘어선 줄 뒤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점점 늘어 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가속화된 은행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익성을 중요시하는 경영방침이 도입되면서 발생한 은행 창구의 한 단면이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 은행의 사회적 책임 즉, 공공성 문제이다. 모든 경제조직은 그 존재목적을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무수한 이해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은행경영도 마찬가지로 고객, 주주, 정부, 경쟁금융기관 등 다양한 주체와 이해관계를 형성하는데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그 공공적 이해관계(public relations)는 어느 경제주체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우리나라 은행산업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높은 배당성향, 엄격한 기준의 여신운용에 따른 중소기업 대출비중의 축소 등으로 은행의 공공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은행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은행들이 사회적 소외계층을 돕는 ‘나눔경영’ 실천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시작된 현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100% 순수 국내자본만으로 구성된 농협은 비교적 자유로운 여건하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공익적 기능을 실천할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농협은 오래 전부터 공익성 저축상품을 판매하여 지역사회 발전과 소외계층 지원에 기여해 왔다. 충남농협의 경우 환경보호기금, 이웃사랑기금, 농촌학교 인터넷 지원기금 등 다양한 형태의 기금을 약 26억원 조성하여 지원한 바 있고 이러한 기금은 계속 조성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대출금리를 일정수준 이하로 인하하여 농업인의 금융부담을 경감시키고 무료건강검진 등 어려운 지역 주민의 복지사업을 꾸준히 실시하여 소외계층을 돌보는 일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정부의 시책에도 적극 부응하여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지역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촌사랑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판매를 시작한 ‘농촌사랑예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예금액의 0.1%에 해당하는 금액을 고객부담 없이 농협에서 출연, 농촌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기금으로 활용하는 취지에 공감하여 많은 사회 지도층 인사의 가입이 줄을 잇고 있다. 또한 농촌지원에 관심이 많은 기업체와 단체 그리고 일반 고객들의 전폭적인 호응에 힘입어 그 가입액이 판매 10일만에 전국적으로 2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앞으로 우리 농업·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소중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 된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은행에 요구되는 기능은 다양하게 변화되어 왔다. 전통적으로 인식되어 온 예금의 수납과 자금의 공급 등 신용의 중개기능으로부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건전경영의 확보를 통한 신용질서의 유지기능이 강조되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일부 은행에서는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방침과 주주이익 중시로 인해 은행의 공공성과 관련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제 은행에서도 수익성과 건전성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이루도록 노력하면서 수익의 적정부분을 고객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공익적 기능을 실천하는데도 역점을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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