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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의 링서 펼치는 처절한 몸부림 류승완 감독 실제 인물서 ‘모티브’
류승범과 최민식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같은 길을 걷는 신, 구세대의 복서로 변신했다.
주먹이 운다는 40대 전직 복서 출신이자 현 길거리 스트레스 해소용 복서로 살아가는 태식(최민식)과 소년원 출신 20대 복서 상환(류승범)의 각기 다른 삶을 이야기한다.
이 영화를 만든 류승완 감독은 일본 신주쿠의 명물 복서 ‘하레루야 아키라’편과 한국 소년원 출신 헤비급 복서 ‘서철’에 대한 두 편의 TV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이 두 사람을 링에서 만나게 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극중에서 한 번도 만나지 않는다. 최초이자 최후 결전은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프로 신인왕 결승전 무대로, 극중에서 서로 얼굴도 보지 못했던 두 사람은 생존을 위해 처절한 주먹을 나누게 된다.
극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두 인물. ‘사느냐, 죽느냐’의 생존 문제에 직면한 고달픈 몸부림. 주먹이 운다는 이렇게 여러 사람을 매혹시킨 작품이다.
전직 복서 출신 강태식은 어여쁜 아내와 사랑스러운 아들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는 중소기업가이지만 하루아침에 부도를 맞게 된다. 빚더미에 앉은 태식은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며 스트레스 해소용 인간 샌드백이 되어 거리 광장으로 나선다.
비슷한 시기 도무지 인생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환은 마침내 큰 사고를 치고 만다. 범죄 청소년이 갈 곳은 이제 소년원 뿐. 역시나 되는 일 없다는 식으로 불평불만에 가득하던 상환은 마치 아버지와 같은 교도주임 박사범(변희봉)의 권유로 권투를 시작한다. 의미 없이 휘두르던 주먹에 미래를 담는 법을 깨우친 상환은 프로 신인왕전에 출전한 결심을 굳히게 된다.
류승완 감독은 하레루야 아키라와 더불어 주먹이 운다의 또 한 축의 소재로 채택된 불운한 인생 대신 의지의 주먹을 선택한 실존 인물 서철의 인생이 류승범에게 투영됐다고 믿을 정도로 배우 류승범과 멋진 호흡을 보였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복수의 주먹을 날려버린 최민식, 나날이 농익어가는 연기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류승범. 이들의 새로운 표정에 빠져보자. 4월 1일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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