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정당들의 맹비난과 중앙언론들의 지역주의 정당 출현에 대한 비난의 논조가 눈에 띈다. 여기서 우리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당의 존립근거는 진정한 민의 대변을 통한 정권 획득에 있다. 그러나 기존의 정당들이 이러한 존립근거에 기반을 둔 정치를 해왔던가, 혹 정략적인 접근으로 일시적 이용 대상으로 삶지는 않았는가 하는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존 정당들이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라면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신당창당은 철부지 정치인들의 부질없는 일로 결론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의 정당들이 진정한 민의 대변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 민의는 새로운 정당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고 차기 선거에 이들을 선택함으로써 기존 정당들에게 경고를 줄 것이다. 이것은 민주주의 발전과정이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신당인 열린우리당의 승리로 끝난 지난 총선거 아닌가. 그러나 그 동안 한나라당은 물론 국민의 지지 속에 출범한 열린우리당의 정치행태가 과연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는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도를 통하여 스스로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기존의 정당들은 신당 출현을 비난하기보다는 그동안 자신들의 정치행태를 반성하고 선의의 경쟁자의 출현에 박수를 보내면서 국민을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습이 우선일 것이다.
어느 정당이든 국민을 위하여 더 노력하는 정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이다. 지방의 정치 지도자가 만든 정당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역당이라고 폄하할 필요는 없다. 이 지역 인사가 중심이 된 정당이기 때문에 지역정당이고 이 지역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신당을 지역정당이라고 비난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지역 주민을 무시한 무례한 언행이며 동시에 기존정당들의 이러한 사고가 바로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가져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이 지역 정치지도자가 만든 신당이라고 하여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 그동안 짧은 민주주의 역사에 비하여 정권에 따라 급조된 정당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져간 우리 정치사를 돌아볼 때 신당 출현을 반드시 반길 일만도 아니라는 점도 밝혀둔다.
짧은 정치사에서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생겨났다 사라져간 정당들이 수없이 많다. 신당은 그런 정당의 모습은 아니어야한다. 그런 반짝 정당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기존 정당과 중앙언론들의 비난이 그 답을 잘 말해주고 있다. 첫째는 처음부터 전국정당으로의 출범이다. 일부 지역정치인 위주로 출범한다면 그 순간 신당은 기존정당으로부터 “그러면 그렇지”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뿐 아니라 지역주민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각계각층을 망라한 전국정당으로 출범해야 한다.
둘째는 무엇보다도 기존 정당의 낮은 선호도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기존의 정당처럼 당리당략에 따른 이합집산이 아닌 진정한 민의의 대변으로 국민의 지지를 통한 수권정당(受權政黨)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질 정당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당한 정책 대결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가운데 백년을 갈 수 있는 신당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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