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감]天知神知 我知子知

▲ 이승규 정치부장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알고, 온 세상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사실.’
하지만 요즘은 이같은 말도 통하지 않는다.

온 국민이 한결같이 주장해도 몇몇의 생떼주장에 다짜고짜 목소리만 높이면 진실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며칠전 서울시의회와 한나라당 행정도시 반대파 의원을 비롯한 수도이전반대모임이 나서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이른바 ‘수도분할저지범국민궐기대회’란 걸 개최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한 나라에 두 개의 수도는 있을 수 없다"며 지난 2일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에 대해 그야말로 생떼를 부리며 억지논리를 전개했다.

하긴 지난해 10월21일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관습헌법을 들어 위헌결정을 내릴 때부터 이들은 헌법보다 차라리 ‘억지법(?)’의 보호를 받아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헌법은 지키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제약이 따르지만 억지법은 필요에 따라 억지만 부리면 되니 얼마나 편하고 좋을까하는 생각도 드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여야 정치권이 하나되어 통과시킨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보기좋게 위헌으로 옭아매고, 또 여야합의를 거치면서 전폭적인 지지속에 국회를 통과한 행정도시특별법을 두고 ‘수도분할법’이라고 규정하며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걸까.

아무리 억지가 한번 통했다고 계속해서 그러면 곤란하다.
‘천지신지 아지자지(天知神知 我知子知)’를 알아야지.

행정도시특별법이 어떻게 수도분할법이 될 수 있는 지 그 논리가 참으로 기막히다.
서울시의회를 비롯한 행정도시 반대파측의 논리대로라면 한 나라에 두 개의 수도는 있을 수 없음에도 이미 수도는 둘로 쪼개져 있는게 아닌가.

관습헌법의 철저한(?) 보호속에 수도 서울이 있는데, 그럼 과천은 뭔가. 역시 또 하나의 수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왜냐면 이번 행정도시특별법은 과천청사에 있는 정부부처 12부4처2청을 연기·공주 행정도시로 이전하는 특별법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그들의 주장대로 한 나라에 두 개의 수도가 있을 수 없기에 당연히 과천청사는 수도가 아님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과천청사의 정부부처가 연기·공주지역의 행정도시로 옮겨오는 것은 더더욱 수도분할이 아니다.
한마디로 수도분할 생떼는 그 어떤 논리의 비약이라도 이해하기 힘든 억지에 불과할 뿐이다.

굳이 따지자면 행정도시특별법에 따라 정부부처 중 총리실과 12부4처2청을 연기·공주 행정도시로 이전하는 것은 과천청사의 이전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연기·공주 행정도시 건설을 두고 얼마전 미디어리서치가 조사한 설문결과 전체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인구를 감안하면 이들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는 압도적인 찬성을 보이고 있다.

국론분열은 지난해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으로도 족하다.
국가적 대의를 두고 자꾸만 국론을 분열시키는 억지주장은 더 이상 곤란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줄임말로 행정도시(行政都市)가 아닌 대한민국이 행복한 행복도시(幸福都市)로 건설될 수 있기를 갈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