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충청인은 당혹과 허탈, 상실감등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분노와 격앙을 넘어 집단시위 등 극렬 양태가 들불처럼 번져 나가는 도화선이 됐다.
500만 충청인은 참담한 심정을 억누르고, 신행정수도 지속추진을 외치면서 열심히 달려왔다.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최대의 화두는 ‘신행정수도’였다.
시·도별로 시민연대가 속속 결성되고 범충청권 협의회로 다시 뭉쳐지면서 추운 겨울 전국을 돌며 홍보에 나서고 398회에 걸친 시위·집회·세미나 등과 단식·삭발·촛불시위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등 참으로 외롭고도 고통스런 나날의 연속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에 대하여 충청인은 아쉽지만 다행스런 결과로 평가했다.
더 이상의 국론분열은 지방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신행정수도로 가는 중간적 단계로 수용은 현명한 판단으로 생각된다.
헌재의 판결에서 보듯 수도라 함은 국회와 대통령의 소재지가 수도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라고 판시한 바 있고, 법무부의 검토의견 역시 헌법재판소의 결정 문언에 비추어 대통령과 국회를 제외한 정부 각 부처를 이전하는 것이 수도의 이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정부 부처를 옮기는 것이 위헌이라면 과천 청사이전도 위헌이라는 것인가? 모든 정책에는 찬반과 이해관계가 있기 마련이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정이전에 자기 의견의 강력한 주장과 설득노력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다수결에 의해서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 승복하는 문화가 성숙되지 못한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수도권의 과밀해소와 전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정책의 본질을 뒤로한 채, 지엽적인 문제 제기는 지역이기주의와 정략적인 논쟁으로 발목잡기에 불과할 따름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반대 세력중에 이시대의 지식인이라고 자칭하는 자들에게 저의가 무엇인가 묻고 싶고 국가 백년대계의 대의 차원에서 전향적인 사고의 전환이 있기를 소망하는 바이다.
지금은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국론통합을 통하여 서울을 동북아의 경제중심 도시로 육성시키고 이와함께 국가 경쟁력 제고에 지혜와 뜻을 모아야 할 때이다.
전국도의회 운영위원장 회의에서 필자가 홍보차 꺼낸 신행정수도 이야기를 “되지도 않을 걸 무얼그리 미련을 갖느냐?”고 할 때, 실망을 느꼈던 최악의 상태에서도 오늘의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은 3시·도의 공조를 바탕으로 한 충청인의 힘 때문이다.
중앙언론의 외면·편파·왜곡보도와 반면 지방언론의 한결같은 노력 또한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수도권과 일부 반대세력의 움직임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고 지방선거, 대선, 총선에 따라 예상 밖의 논란 소지가 있는 등 변수 또한 충분히 예상되는 등 난관이 하나둘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충청인의 저력과 응집력을 더욱 탄탄히 다져 수시 변화에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는 600년의 삶의 터전을 기꺼이 내놓겠다고 결심한 해당지역 주민들의 아픔을 달래고 충분한 보상과 이주대책이 이루어지고, 보다나은 생활터전 마련을 위한 노력과 함께 지역발전의 전기가 될 수 있는 연계발전 전략수립과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충청인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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